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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알바] 하가노주방 이야기

스물 아홉, 내 생에 첫 서빙 알바를 시작하다.

by 신치 2011. 6. 8.

내 생의 첫 서빙 알바. 라고 얘기했더니, 라임팩토리의 팀장님 왈.

"뭐????? 서빙을 처음 해본다고??? 너!!!!! 곱게 자랐구나!!!"

곱게 자란 건 인정할 수 없지만, 서빙 알바를 처음 해보는 건 뭐..사실이니까...ㅋㅋ. 졸업하고 제대로 된 직장을 다니기 전까지 내가 일해서 벌어 본 돈이라고는..

대학 새내기 시절 방학에 미국에 가서, 잠깐 한달 반정도? 호텔 청소를 했던 것과 과외와 리서치회사에서 설문조사를 하는 알바뿐이었다.

나름 전부 고(?)부가가치의 알바였다.

어쨌든, 요즘 먹고 살기 힘들다고 징징거렸더니 하가노주방 사장님께서. (내가 징징대기 전부터 사장님

들은 괜찮은 사람 좀 알바나 직원으로 소개해달라고 말씀하셨었드랬다.) 금요일 토요일 주말에 알바하러 오라고 말씀을 해 주셨다..

 



그리고.. 지난 5월 20일 첫 서빙알바를 시작!!!

알바 첫 날, 테이블 8개 중에 3테이블이 예약 및 단체손님이고, 모든 테이블 만석.

아직 뭐가 뭔지도 모르고 어리버리한데, 사람은 많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루 종일 서 있으니 다리는 아프고..
ㅜㅜ.. 첫 날은 뭐가 뭔지도 모르고 어리버리 지나가 버렸다.

(다음 날부터, 잠시 접어두었던 아침운동 108배와 윗몸일으키기를 다시 시작했다.체력보충을 위해!!ㅋㅋ)

그리고 둘째 날. 토요일.

일도 있고, 혼자 밥 먹기도 싫어서 저녁을 먹지 않고 일을 하러 갔다. 둘째 날도 여전히 손님들이 많았는데...

4시간을 내리 서 있었더니, 바빠서 뭐 먹을 시간도 없고, 그나마 있는 기운도 쫙 빠진다.
 ( 알바하고 배고프다고 징징댔더니, 친구 왈
" 아니, 너는 먹는데서 일하는데 왜 배가 고프냐??"라고 한다... 그리고 난 속으로 그르지.. '니가 여기 와봐라. 먹을 시간이 있는지..ㅜㅜ....')

알바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다.. 다짐한다..

절대, 네버, 앞으로 저녁 굶고 알바 가는 길은 없을거라고...ㅜㅜㅜ..

어쨌든.. 지난주까지 3주간.. 알바를 해 보니. 나름 재미있을 것 같다.
특히 알바비 받는 순간은 정말 감개무량했다.

알바비 받고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 가서 고생한 나에게 맥주를 사주려는데..이거 사려면 내가 얼마나 일해야하지?? 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지나간다...

아아아... 이래서 자식 생기면 힘든 알바를 시켜봐야한다고 하는건가...ㅜㅜ.. 잊고 살았던 돈의 소중함을...ㅋㅋㅋ.. 정말.. 알게 되더라.. ㅜㅜㅜㅜ... 돈의 소중함.. 지갑여는데 손이 덜덜덜...


참, 알바하면서 느끼는건데.. 다양한 손님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려고 듣는건 아니지만..) 들리는대로 듣다보면.. 재미있다. 맨정신으로 사람들 취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꽤 재미있고.. ㅎㅎㅎ..



무튼..
3주간.. 알바 하면서 얻은 교훈은...

1) 저녁은 든든히 먹고 일 하러 가자.


2) 손님이 손들어서 찾기전에 필요한 것은 미리미리 갖다 주자.(휴지,재털이 등은 되는데, 맥주 같은 건 말꺼내기가 참 어렵다.. 나는 이런 먹는 자영업하기는 힘들듯..;;)

3) 내가 주문 받은 곳은 진행 상황을 끝까지 책임질것... (아놔.. 3주차에 완전 어리버리해서. 사장님이 버럭하셨음..;;; '나보고 어쩌라는거야?'라는 말을 듣는데...ㅜㅜ..)



.지.만...

 



진심. 레알... 내가 학교 다닐 때 서빙 알바를 단 한번이라도 했었더라면... 아마 아무리 사장님들이 일할 사람이 없어서 힘들다고 하시더라도, 내가 돈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주 신중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 서빙 알바하는 것에 대해...ㅋㅋㅋㅋ..


서빙.. 아무나 하는게 아니더라... 존경합니다.. 세상의 모든 서빙하시는 분들.. 진심으로..



Tip. 홍대 하가노 주방 오는 길.
홍대 하가노 주방이 두개가 있다. 큰 하가노 주방(본점)과 작은 하가노 주방(서교점).
내가 일 하는 곳은 작은 하가노 주방이다. 상상마당에서 수노래방 방향으로 가다보면 왼쪽에 참이맛 감자탕집이 있고, 그 옆에 커핀그루나루가 2층에 있는데 그 작은 골목으로 쭉 들어오면 돈돈 고기집이 있고, 바로 옆에 있는 것이 하가노주방임...

이런 야외 테이블이 밖에 있는 곳.. 금/토 저녁 7-11시 사이 알바중.. 홍대치고는 꽤 비싼편이나.. 안주는 정말.. 최고로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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