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pinion/칼럼

[매일읽고쓰기] 110822. 눈물

by 신치 2011. 8. 24.

눈물

시도 때도 없이 주책 맞게 흐르는 눈물.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창 밖을 보며 주르륵.

드라마의 주인공이 우는 모습을 보며 또 주르륵.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나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에 또 주르륵.

띠링 띠링돈 내야 하는 문자들과 통장 잔고를 생각하며 주르륵.

양쪽 다리 길이가 달라 절룩거리는 사람을 보며 아빠 생각에 또 주르륵.

배송하는 흰색 봉고를 보며, 고생하고 있을 엄마 생각에 또 주르륵.

멍하니 모니터를 쳐다보며 맥주 한 캔 마시면서 또 주르륵.

지금의 내 모습이 그저 맘에 들지 않아서 또 주르륵.

나의 눈물샘은 너무나 많고 다양한 자극들에 길들여져 있나 보다.

별거 아닌, 아무것도 아닌 순간에도 이렇게 눈물을 흘려 보내니 말이다.

눈물을 흘리고 나면 기분이 개운해 진다는 것이 너무 이른 나이부터 학습되어 버렸다.

철들지 않은 나의 뇌는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눈물을 흘려 보내라고 지시를 한다.

철들지 않은 나의 눈도 옳다구나장단을 맞춘다.

나도, 나의 정신도, 나의 몸도.

철이 들고나면 이 눈물이 조금은 잦아 들까?

 

2011-08-22, 단테의 신곡-지옥편을 조금 읽은 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