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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책 이야기

[책리뷰]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

by 신치 2010. 10. 31.


1. 저자에 대하여

‘마흔세살에 다시 시작하다’의 저자 구본형은 1954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한 후, 1980년에 글로벌 기업인 IBM에 입사하여 20여 년의 회사 생활 중 16년을 변화가 필요한 순간에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고, 그로 인해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변화경영의 현장에 있었다. 하지만 40대에 들어서면서 저자는 과거에 걸어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현재 저자가 가진 직업을 통해 더 나은, 더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그리고 지금 본인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자신을 판단하고, 회사가 아닌 ‘본인’에게 큰 변화가 필요한 시기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는 20년간 회사에서 겪은 회사의 정체, 변화, 성장의 시기에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게 된다.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우선 기존의 ‘본인’을 깨부수고 새롭게 건설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지금의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불쏘시개가 되고 싶다고 얘기한다. 사람들 자신도 모르고 있는, 하지만 각자의 마음 속 어딘가에 꿈틀대고 있을 꿈과 열정에 적절한 공기와 탈 수 있는 재료를 주어 활활 타오를 수 있게 도와주는 불쏘시개.

 

나는 개인적으로 저자의 40 10년 인생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고, 체험하고, 느낄 수 있었다.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고, 내가 살아온 삶과 겹쳐지는 부분을 찾을 수 있었고,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긍정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지금껏 대학원에 가보려고도 하고, 자격증 공부를 해보려고 했는데, 별로 내게 자극이 되지 않았다. 학위를 따는 것,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타인에게 보여지고 인정 받는 것 외에 나에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흔히 얘기 되는 전문성이라는 것이 학위와 자격증으로 채워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까지 미쳤었는데, 무엇을 하든 계속해서 공부하고 내부적인 힘을 키워나가는 것이 전문가로 가는 길임을 깨달을 수 있었고, 이러한 저자의 생각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이 바로 역사라는 것. 그리고 그 역사는 누군가가 대신 써주지 않는다. 물론 예술가, 소설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표현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표현이라는 것은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모습을 보고 작가들이 주관적으로 판단해서 새롭게 그려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실제의 나 혹은 우리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의 나의 역사를 쓰는 것은 바로 가 되어야 한다. 저자는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가 바로 미시적 역사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역사를 써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이 다양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펴 주고, 새로운 혹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역사들을 차곡차곡 쌓아 후세에 남길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이다.

어제와 다른,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과 세상에 도움이 되고픈 사람. 그는 첫번째로 자신을 변화시켰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는 지금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여러가지 프로젝트들을 통해서 증명되고 있다. 특히 이 책을 쓸 당시 평설을 써준 한명석 연구원이 2010년이 된 지금 책을 쓰고 평설을 썼던 당시에 얘기했듯이 본인도 누군가에게 불쏘시게가 되고 싶다고 했던 것처럼 그가 생각한 삶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보니 더욱 저자의 신념과 실천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만들어 가는 것, 자연과 인간은 서로 주고 받는 영향이 있다는 것. 저자는 자연과 친구가 되고 자연 안에서 안식처를 찾는다.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은 죽음에 이를 수 밖에 없다. 자연에서 얻은 통찰을 인간의 삶에 옮겨 놓으며 자연이 자연스레 옷을 벗고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 것을 반복하듯이, 인간 역시 기존의 나를 버려야만 새로워질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하루하루를 잘 살고, 내 마음의 열정이 이끄는 대로 매일을 즐겁게 살기 위한 노력을 하다 보면 어느 새 내가 원하는 그 곳에 발이 닿아 있을 것이다.

 



2. 내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구본형이라는 개인이 살아온 10년간의 기록이다. 변화를 느끼게 된 계기와 변화의 순간까지 가는 과정에서 시작하여 10년이란 시간동안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를 하나씩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비유로써 얘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연에 빗대어 를 얘기하고, 죽음을 새의 이야기에 연결하고, 인생을 길에, 잡초와 잔디를 각각 자연과 문명, 일의 의미를 인디언 시장상인의 이야기에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이는 읽는 이로 하여금 저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매 장의 첫 부분에는 저자가 쓴 소설이 있다. 읽어 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뒤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히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소설의 줄거리가 마음에 든다. 소설에서 짧게 본인이 각 장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소개한다. 소설에서 간략히 저자의 메시지를 전하고, 뒤에서 글을 시작할 때 쓰여진 명언, 다양한 비유들, 더 작은 소주제들과 단락에서 핵심이 되는 문장들을 다른 서체와 색깔로 쓰면서 한번 더 강하게 메시지를 전한다.

 

자신의 삶, 배움의 과정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써 내려가는 저자의 삶에서 진심을 엿볼 수 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 그리고 그것을 단단히 다져가는 과정. 본인의 생각을 어떻게 실천해 나가는지 보여주는 것은 읽는 이의 가슴에 불꽃을 지금 당장 지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본문 중간에 있는 다른 저자들의 책을 인용한 부분, 철학자의 명언 등은 이 책을 읽을 때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이다. 책 한권으로 여러권을 읽은 듯한 느낌-욕심일수 있으나-을 가질 수 있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아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아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를 찾아내는 방법에 대하여 연구하기 시작했다.

나를 과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설득했다.

유전자는 바뀌지 않는다 p84


 

영업을 하고 있는 나에게 가장 깊이 들어온 말이다. 이 문구를 읽고서 생각했다. 나의 유전자는 무엇일까? 나도 저자와 비슷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몇 년간, 영업직에 종사하면서 끊임없이 생각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찾아 올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래서 대학원, 자격증 등에까지 생각이 미쳤던 것 같다. 하지만 결론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전문가의 상을 찾는 것이고, 그 모습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나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좀 아쉬워서 덧붙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각 장의 끝 부분에 책을 읽으면서, 당장 실행을 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저자가 했던 구체적인 실천들을 팁으로 정리해서 넣어주면 더 좋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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