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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개인적 단상

20대 마지막 생일을 보내고...

by 신치 2011. 7. 6.

어제는 생일이었다.
20대의 마지막 생일.

누군가 내게 물었다. "20대의 마지막 생일을 맞이하는 기분이 어때?"
나는 대답했다. "20대의 마지막 생일이요? 별 느낌 없는데??"

이상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생일이라는 날은 내게 그저 365일 중 평범한 하루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내 주변이들은 고맙게도 그날만은 특별한 대우를  해주려고 애쓴다.

작년 생일은 혼자 집에서 조용히 칩거하면서 보냈었는데, 올해는 친구들이 내 생일을 축하해 주러 이태원에 모였다.

우리의 1차 장소는 이태원 골목길에 있는 왠지 이태원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막걸리집.

예전에 라이브스팟 영업할 때 발견한 곳인데.. 사장님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시다. 조미료 안쓰고 대부분의 재료들을 직접 만드신다. 양도 엄청 푸짐함.

직접 글씨 써서 바른 벽지 등 직접 꾸미신 인테리어가 특히 정감 가는 곳. 술이 있는 곳 " 주유소 "

단골손님들의 전용 막걸리 주전자. 7000원에 나만의 전용 주전자를 살 수 있다..

막걸리집에 갔으니. 일단 막걸리를 시키고.

오징허 한마리가 저렇게 통째로 다 들어가는... 완전.. 맛있는..

해물파전과 함께... 해물파전이 나오는 순간.. 친구들이 함성을 질렀다..ㅋㅋㅋㅋㅋ.

찾안오는 외국인들에게 "Korea Pancake'"라 소개하는 해물파전을  피자조각처럼 잘라 주시는 센스쟁이 사장님!!

그리고... 정말정말.. 맛있는. 옛 시골에서 직접 만든 묵의 맛을 볼 수 있는(실제로 사장님이 묵을 직접 만드심..)

도토리묵무침!!!!! 이것도 정말 맛있었음. 매운걸 잘 못먹는 외국인들을 위해 맵지 않은 묵무침으로도 시킬수있당.ㅎ

그렇게... 허기졌던.. 4명의 식성으로.. 금새.. 접시는 초토화 되었다.ㅋㅋㅋ..
사장님 왈 "왜 이렇게들 잘 먹어??"(저희가 좀 배고팠거든요...ㅎㅎㅎㅎ)

그리고, 마지막 친구가 합류하면서, 생일케잌의 초가 켜졌다... 초가 왜이리 많냐며... ㅡㅡ;.. 내 20대의 마지막 생일을 이렇게... 보냈다.

우리들의 전용 주전자는.. 다음을 기약하며.. 일단 패쓰.. 자리 있을 때 얼른 다시 가서 전용주전자 걸어놓고와야지.ㅋㅋㅋ

친구들이 내게 준 5자. 덕담들...

원해는대로.
애인생기길.
회사대박나.
새일대박나.
그리고 하나는 19금이라 패쓰..ㅋㅋㅋㅋ..

스물 아홉의 생일은. 이렇게 1차를 마무리하고.. 아쉬운 맘으로 (평일 저녁이므로...) 집에 갈려다가..
집이 먼 한 친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근처 아일랜드 유끼 라는 바에 가서 칵테일 한잔씩 더 하면서 또 다시 폭풍 수다를 떨며 마쳤다.

친구들이 얘기해준 덕담대로만. 올 한해 잘 마무리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해본다.

나에해주고 싶은 덕담 한마디.
"다잘될거야"

누군가 내게 보내 준 생일 메시지처럼.

28년간 잘 숨쉬어주고 있는 나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존경하는 하루였다.

여기저기서 축하메시지 던져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이태원 맛집 '주유소' 가는 길>
이태원역 1번 출구(해밀턴 호텔 앞)로 나와서 쭉 직진. 하다보면 샘소나이트 가방 가게가 나온다. 조금 더 가서 나오는 골목길로 들어가면 왼쪽에 테이블이 4개 있는 작고 아담한 '주유소'가 나옴. 완전 강추!!!

주소 : 용산구 이태원동 119-30
전화 : 02-792-0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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