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아탈리는 1943년 알제리에서 에어프랑스 회장이었던 베르나르 아탈리와 쌍둥이 형제와 함께 태어났다. 아버지 시몬 아탈리는 향수와 쥬얼리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사업가이다. 1954년에 발발한 알제리안 전쟁이 일어나고 2년 후, 자크 아탈리가 13세일 때, 그의 아버지는 파리로 이사하기로 결심을 하게 된다. 프랑스의 엘리트 고등교육기관 중 한 곳만 졸업해도 수재 수리를 듣는다는 그랑제콜을 세 곳이나 거치며 공학, 토목공학, 정치경제학을 전공했다. 프랑스 최고지도자 양성소인 국립행정학교를 거쳐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그는 음악에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그는 피아노를 잘 치고, 바바라를 위한 시를 쓰기도 했다. 또한 음악의 경제와 우리 사회의 변화에서 음악의 종요성을 다룬 에세이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그레노블 대학의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참여했으며, Lamoureux 오케스트라에 그의 친구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이처럼 폭넓은 지식과 깊고 방대한 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사회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는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그의 나이 27세인 1970년에 의회의 멤버가 되었으며, 1972년에 그의 첫 두 책을 출간하였다. 그리고 Paris-Dauphine 대학에서 경제를 가르쳤다. 1974년에 프랑수아 미테랑 사회당 당수의 경제고문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했고 미테랑 대통령 집권 당시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81년부터 91년까지 10년간 맡으며 ‘미테랑의 휴대용 컴퓨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런 이력 덕분에 프랑스에서는 ‘시험으로 대통령을 뽑는다면 자크 아탈리가 1등으로 당선될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다.
1990년에는 유럽부흥개발은행 초대 총재를 지냈다. 현재는 제3세계 사람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구호기구 플래닛 파이낸스 회장을 맡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학문과 예술에 대한 다방면의 지식을 으뜸으로 쳤던 중세 유럽 지식인의 전형으로 유럽인들이 꼽는 인물이 괴테의 작품에 등장하는 파우스트라면, 오늘날 이 파우스트와 가장 근접한 유럽의 지식인으로 저자 자크 아탈리를 꼽겠다고 한다. 이처럼 그는 실제로 학교에서 공부한 것만큼이나 인문 사회, 자연과학, 문학, 음악, 연극, 영화 등 학문과 예술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수많은 저술과 작품을 남기고 있다. 이처럼 넓은 지식과 혜안으로 미래를 짚어내는 그의 탁월한 통찰력은 새로운 책을 낼 때마다 새로운 화두를 만들어 내고있다. 아탈리가 쓴 소설, 에세이, 희곡 등 50여 권의 저서는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600만권 이상 팔렸다. 대표작으로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마르크스 평전>, <미테랑 평전>, <미래의 물결>, <위기 그리고 그 이후>, <살아남기 위하여> 등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출간 된 <깨어있는 자들의 나라>외에도 10권 내외의 문학작품이 출간되었다.
자크 아탈리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좌파 지식인이다. 기본을 꿰뚫는 혜안을 보여주면서 고위 공무원까지 지내며 부를 쌓을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금융권의 투기에 반대하고 서민을 돕는 마이크로크레딧인 플래닛 파이낸스를 운영하며 함께 살 수 있는 삶의 모습을 몸소 실천하며 보여주고 있다.
동아일보를 통해 서울대 이건우 교수가 자크 아탈리를 만나서 미국의 911 테러 이후의 세계와 21세기 인류의 미래에서부터 인터넷, 신경제, 동북아와 한반도 문제까지 이르는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 나갔다. 자크 아탈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1세기는 디지털 유목민 시대
낙관론과 비관론은 구경꾼에게만 의미가 있을 뿐, 미래를 내다보고 뛰는 사람들에게는 비관론이냐, 낙관론이냐는 아무 의미가 없다. 단편적으로 주식시장의 붕괴로 자본주의가 종말을 맞이하고 있지만, 인류는 최첨단의 나노 기술을 나누어 가지는 계기가 마련된다. 이는 사회 변혁을 통해 자본주의의 폐해를 피할 수도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저자가 97년에 발간한 <21세기 사전>에서 21세기에는 인류가 1만여년의 정착 생활을 청산하고 첨단 디지털 장비로 무장한 채 세계를 떠도는 새로운 유목민이 될 것이라고 전망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유목민을 정보를 창출하는 ‘하이퍼 유목민’, 정보를 향유하지만 창출하지는 못하는 ‘버추얼 유목민’, 정보를 향유하지도 못하는 ‘인프라 유목민’으로 구분했다. 하지만 소수의 하이퍼 유목민을 제외한 인류의 대부분인 버추얼 유목민과 인프라 유목민은 결국 구경꾼의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끔찍한 일이며 피해야 할 최악의 사태라고 생각한다. 즉 다가올 새로운 유목사회의 도래를 경이로워 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구경꾼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종교문제
911 테러는 전체 이슬람이 반기를 든 것이 아닌 가난한 자들의 절망적인 행위일 뿐이다. 이 문제의 열쇠는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공공의 영역에서 개인 영역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것에 있다. 국가 전체가 종교화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기독교는 이미 18세기부터 개인화되기 시작했다. 아시아는 다신교의 오랜 전통으로 상대방을 인정하는 여유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슬람교가 개인화되도록 돕는 것이다. 오사마 빈 라덴이 진정으로 노리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독립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전복이다. 그는 오히려 팔레스타인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려면 무엇보다 복수의 악순환이 중단되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평화유지군을 배치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유할 수 있는 공동시장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서 승인하고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주변 아랍국에서 많이 흡수해야 한다. 팔레스타인이 민주국가로 성립될 때 비로소 이스라엘은 평화 속에 살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유럽이 서로를 용서하며 통합될 수 있었듯이, 아시아도 서로 용서를 함으로써 통합 기구의 탄생이 필요하다. 일본이 겨우 용서를 비는 몸짓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이는 말 그대로 시작에 불과하다.
이런 면에서 한반도의 문제는 냉전이 남긴 마지막 상처라고 할 수 있다. 북한에 대해서 독재정부와는 지구촌의 누구도 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무조건 고립시켜서는 안 된다. 미국이 쿠바를 봉쇄하지 않았다면, 쿠바는 지금보다 더 많이 개방되었을 것이다. 북한 스스로 체제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면 햇볕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북한 내의 변화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미국과 유럽 어느 쪽도 개입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인터넷 최초의 거품이 꺼진 상태
인터넷의 발견은 황금을 찾으러 갔다 실패해서 미국을 발견한 것과 같다. 이처럼 인터넷에서도 누구나 실패를 경험한다. 인터넷으로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으나 결과는 실패했다. 하지만 인터넷은 새로운 통신도구와 작업환경을 만들어냈으며, 재택 근무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휴대전화와 같은 통신기구의 기술과 시장도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지금 인터넷과 신경제는 최초로 거품이 꺼진 상태이며 두 번째 번영을 위한 휴지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경제는 나눠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재화를 세 가지로 나누면, 물질재화-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면 나는 갖지 못하는-, 정보 재화-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 줘도 나 역시 가질 수 있는 ‘무료의 경제’가 가능하다. 그래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신경제는 전통적인 경제원칙을 따르지 않는다. 이는 자본주의의 종말까지 불러올 수 있는 매우 급진적인 이야기다-, 시간재화이다. 시간은 물질이나 정보와 달리 누구에게 줄 수가 없다. 그래서 미래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재화이다. 지금도 돈을 주면 남의 시간을 살수 있지만, 남에게 시간을 판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남의 시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래의 진짜 싸움은 시간을 축적하는 것이다. 프랑스나 한국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려면 일정한 나이가 되어야 한다. 미래의 관건은 어떻게 수능 볼 수 있는 나이를 줄이느냐는 것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 적어도 3000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시간재화는 미래 인류의 최대 상품이 될 것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
저자는 20년 전에 인간복제를 예견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인류 발전의 동인이다. 어떤 사람은 종교로, 어떤 사람은 오락으로 죽음의 공포에서 도피하려 애쓰지만 미래에는 인간복제를 통해 죽음의 공포를 해결하려 할 것이다. 복제인간에게 나의 의식까지 전이시킬 수 있다면 생명 연장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지혜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지식인의 역할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참된 지식이 아니다. 지식인은 미래의 위험을 예측하고 인류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인도하는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 즉, 지식인은 미래를 밝히는 등불을 들어야 하는 것이다.
<자크 아탈리의 더 나은 미래 – 저자의 가장 최근 저작>
<더 나은 미래>에서 저자는 공공부채와 국가파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기업의 부채가 매출액의 5년치에 해당하고 연간 손실이 매출액의 5배, 연간 대출액이 매출액의 규모를 넘어선다면, 당신이 가진 이 회사의 주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현재 프랑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의 현실이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그 원인을 저자는 과도한 공공채무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지금부터라도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볼 수만 있다면 불안한 미래는 피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 세대들은 자신들의 편안함을 위해 공공부채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 물론 부채 중에서도 부채 부담보다 부채를 이용하여 얻는 이익이 더 큰 건전한 부채도 존재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것들은 필요한 공공 인프라 확대, 경제활동인구의 경쟁력과 연구수준향상, 안전을 높이는 무형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예산 지출을 위해 대출하거나 독재 정권을 위한 경찰력 증강에 사용, 공공 시장에서 특권을 행사하는 지위를 이용해 권력이 사사로이 이익을 축적하는데 쓰는 공공 대출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이는 불건전 부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공공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몇 가지 원칙을 알려주고 있다. 1) 정치가들이 우선적으로 공공 부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후에 용기를 가지고 미래의 위협을 널리 알려야 한다. 일시적으로 정당이나 정치가의 인기는 떨어지더라도 부채 문제를 실제 상황으로 인식하고, 사회 속을 끌어들여야 한다. 2) 부채 상황 이전의 흑자 예산을 끌어내어 부채를 줄이는 데 사용해야 한다. 3) 부채를 제 때 줄일 수 없다면, 분할 상환을 위해 협상을 잘 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재출자하는 것도 성장을 위해 재도약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4)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매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대출금으로 경상 지출을 지원하는 일을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5) 공공지출과 민간지출을 분리하고 명확한 경계를 정해야 한다. 6) 복원 예산의 규모를 정해 다음 세대의 몫으로 남겨둔 은퇴 자금이나 환경파괴로 인한 지출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 삶의 질을 유지하고 싶다면 세금을 제대로 쓰고 준비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적인 길>을 통해 만난 저자 자크 아탈리의 첫인 상은 ‘이 사람 참 똑똑한 사람이구나’이다. 하지만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보여주는 모습들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혼자만 알고 있고’,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조금 아쉽다. 물론 저자에 대해 검색을 하면서 찾은 <더 나은 미래>를 보면, 오히려 이 사람은 하나의 주제를 깊이 파고들었을 때, 이 사람의 진가가 더 발휘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적인 길>에 비해 <더 나은 미래>는 독자로 하여금 더욱 이해하기 쉽게 쓰여진 듯하다. 정치, 경제, 문화, 환경 등 다양한 주제를 풀어내는 그의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어떻게 보면 자신이 가진 정보들을 엮어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다방면에 정보와 지식을 두루 갖추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무엇보다 2005년에 번역되어 한국에 들어온 이 책을 통해 그의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유토피아, 핵심 가치, 시간에 대한 그의 생각들이 이미 현실에서 반영되어 변화하고 있는 기업들이 꽤 있고, 그가 걱정했던 부분들 역시 실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전반에서 그의 ‘함께 잘 살고자 하는’ 가치관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실제로 ‘시험으로 대통령을 뽑는다면 자크 아탈리가 1등으로 당선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실제 현실이 되어 그가 어떤 모습의 정치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줄까 기대해 보고 싶기도 하다. 이번에 훌륭한 정치지도자의 자질을 가진 자크 아탈리를 알게 되어 기쁘고, 이런 사람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가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프랑스 정치상황의 변화 속에서 프랑스 사회당이 안고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 민주주의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데, 특히 시장과 민주주의의 역상관관계를 명확하게 서술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P5
현실화될 수 있는 유토피아에 대한 믿음을 지닌 저자가 생각하는 대안적 사회의 윤곽은 어떤 것일까? 아탈리는 그 키워드로 ‘인간적인 길’을 제시한다. 그것이 프랑스 사회당이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이다. 인간적인 길이란 시간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사회로 가는 길이다.
시간은 창조적이고 자유롭고 유용하고 가치 생산적이거나 우애 있는 방식으로 사용될수록 더 커다란 값어치를 갖게 된다. P7
아탈리에 의하면 정치의 목적은 시간의 새로운 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것이다.
노동이 매매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행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노동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노동을 수행하는 사람에게도 노동은 부와 즐거움을 동시에 창조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P9
è노동을 수행하는 사람에게 부와 즐거움을 동시에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무척 좋은 말이고 공감이 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것이 없어서 좀 아쉽다.
다만 한 가지 크게 아쉬운 점은 ‘인간직인 길’로 가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P9
::: 서론 :::
따라서 시장과 민주주의는 공동결정의 과정에서 용납될 수 있는 유일한 메커니즘인 것 같다. P19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사회민주주의 프로그램은 연대의식이 박약한 무기력한 개인주의로 조금씩 환원되고 있다. P20
정치적 도덕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다. P23
è정치적 도덕성에 대한 이슈는 어느 나라나 공통된 이슈인가보다. 하지만, 현재 정치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한번에 교체되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을 것 같긴하다. 그래서 더욱 정치인을 선발하는 유권자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정당의 역할이란 이런 문제에 관해 심사숙고한 바를 시민에게 제안하는 것인데, 모름지기 이런 일에는 좌파가 먼저 나서야 한다. p24
집권 가능성을 가진 정당들이 현재 가진 유일한 계획은 ‘현상 유지’인 듯하다. 우파는 기존 질서 유지를, 좌파는 이미 획득한 권리의 보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우파는 폭력과의 투쟁을, 좌파는 빈곤과 싸우는 것을 중시한다. p26
나는 청소년 시절부터 한편으로 작가와 학자.교수가 되어 내적 자유를 지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공적 활동에 대한 의욕을 그것과 적절히 조화시키기를 원했다. p33
è저자가 어릴적부터 꿈꾸던 모습을 보니, 그도 자유로움을 무척이나 중시하면서, 한편으로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주어지는 책임감이 강한 것 같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직업적 정치인에게만 내맡겨두기에는 너무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p36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사적 소유를 넘어서는 것이 집단 소유가 아니라 무상제공이며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것은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아니라 책임과 지식의 공유라는 점, 맹목적 권력인 시장을 넘어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인간적인 길이 아직도 존재함을 알게 될 것이다. p37
<도래할 세계의 모습>
시장 민주주의
우리는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정치 분야와 마찬가지로 경제분야에서도 경쟁이 보편화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p40
민주주의 역시 투쟁의 결과물이다.
시장과 민주주의는 정보유통 수단과 더불어 발전했다. 시장과 민주주의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정보 전달 수단의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 p41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여러 산업 시장 사이의 상호의존성을 끊임없이 확대해 왔으며, 정보의 세계화와 지구촌 차원 공동체 의식의 출현을 가능케 하였다.
경쟁을 자극하고 소비재를 유통시키며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지불하는 시장은 소유권 설정과 이의 존중을 위한 법적 장치의 도입을 요구한다. p42
영화와 텔레비전을 통해 서구의 삶의 양식을 눈여겨보고 서구인들과 심미안을 공유한다. 이처럼 경제적 자유와 그 이데올로기적 보조자라고 할 수 있는 영상산업은 정치적 자유의 확산에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 p43
è요즘은 영상과 더불어 SNS의 영향력이 매우 강력하다.
‘쇼 프로그램’은 갑작스런 인기 획득을 통한 사회신분 상승의 욕망을 겨냥하고 있다. p45
이처럼 시장과 민주주의는 개혁적임과 동시에 혁명적이다. p46
시장 민주주의는 물질적 안락을 제공하며 장기적으로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도 사회부장에 대한 권리를 가져다 준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개인적, 직업적 또는 사적 영역에서의 시민으로밖에는 여기지 않으며, 부유하든 빈곤하든 스스로 유목민을 자처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자신이 출생하지 않은 국가에서 사는 사람의 수가 30년 후에는 3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시장 민주주의는 우선적으로 기후가 온화한 국가와, 여성들이 일정한 자립성을 획득했거나 종교적 규범이 개인 윤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약한 지역에서 더 발달했다. p48
è그래서 민주주의가 먼저 발달한 나라일수록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권한이 그렇지 못한 나라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나나보다.
시장 민주주의에서 시장사회로
그렇지만 시장과 민주주의는 평화롭게 공존하는 단짝이 되지 못한다. 언제나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지배한다. p49
실제 시장과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전적으로 옹호함으로써 각 시민에게 견해와 입장을 바꿀 수 있는 무한 권리를 인정한다.
기업은 경기가 나빠지면 즉시 종업원을 해고할 채비를 한다. 임금 근로자들은 훨씬 나은 조건의 직장이 나타나는 즉시 옮겨갈 준비가 되어 있다. 유권자들은 색다른 정치적 주장에 매력을 느끼는 즉시 투표할 대상과 지지정당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è정말 이렇다. 기업도, 임금 근로자들도, 유권자들도 더 매력적인 곳을 향해 갈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
끊임없이 그들의 복종과 감성의 값어치를 올리는 데 골몰하며 그럴싸한 제안을 하는 자에게 매 순간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고, 좀더 많고 좀더 낫거나 뭔가 색다른 것을 보여주는 쪽으로 돌아설 채비가 항상 되어 있다. p50
과거에 흔했던 독재자의 자의적 통치행위는 이제 유권자의 변덕스러운 선택으로 대체될 것이다. 전통적 도덕에 의해 설정되었던 사회적 삶의 기초가 와해되어 간다.
국민을 충실히 보살펴야 할 의미를 국가에 부여하는 세금은 정당성을 잃어간다.
‘카르페 디엠’은 보편법칙이 되어 세상을 쾌락의 제조기로, 따라서 불안정한 일시성의 제조기로 변화시키고 있다. p52
è‘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기라는 말을 늘 긍정적으로만 생각해 왔는데, 이런 식으로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꽤 흥미롭다.
민주주의가 시장보다 우위에 설 경우에는 민주주의에 기운 불균형이 발생하여 다수에 의한 결정의 영역이 확대되고 시장에 의존하는 결정이 줄어들 것이다.
즉, 공공서비스의 양과 질이 확대, 강화되는 반면 수입과 각종 유산은 모든 시민에게 적절히 배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시장이 사실상 민주주의보다 항상 강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할 정도까지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p54
한마디로 경제적 자유는 정치적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수도 있다고 하겠다.
적잖은 국가들이 세계 유수 기업들보다 허약한 상태에 놓이기도 한다. p55
è이것은 장하준 교수가 주장하는 바와 같다. 실제로 한국만 보더라도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정치적인 부분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의회를 주로 기업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국제사회의 규정들을 등록하는 한낱 사무소로 바꾸어 버림으로써, 시장과 이들 특별 조직은 국가를 대신하여 결정권을 행사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시장의 승리로 인해 국가는 시장이 조장하는 소득과 자산의 불공평한 분배구조를 바로잡을 수단을 박탈당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정치권력을 가난한 다수에게 주려고 하는 반면, 시장은 부유한 소수에게 경제적 권력을 부여한다 .p57
è그래서 민주주의와 시장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모양이다.
최근 15년 사이에 창출된 부의 50퍼센트가 미국 전체 가구의 1퍼센트에 해당하는 최고 부유층에게 돌아갔고, 90퍼센트가 소득 순위에서 상위 20퍼센트에 해당하는 인구의 몫이었다.
교육이나 지식 획득과 관련한 이러한 불공평성은 소수 집단의 빈곤 문제를 악화시킴으로써 민주주의의 근거마저 약화시키고 있다. p58
인간관계의 근원으로서 지금까지 무상으로 제공되던 모든 것이 유료화되며, 이는 세계 공통의 현상이 될 것이다. p63
현재와 같은 속도로 가면, 30년 안에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존해야 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두 배로 늘어나 40억 명에 이를 것이다.
최고 부자들은 여전히 생산수단, 자금, 정보, 시간을 더욱 여유 있게 독점한다. p64
상품화는 인간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흡수하고 있어, 세계는 서로 적대적인 무리들이 휩쓸고 다니는 장터로 변해갈 것이다. p65
노동조합과 정당 등이 ‘국제 차원에서’ 힘을 합쳐 보았자 현실을 바꿀 힘은 없을 것이다. p66
기상 온난화 현상으로 2100년이 되면 대기 온도가 적어도 평균 4도쯤 상승하고 강수량이 20퍼센트 증가할 전망이다. p67
è여기에서 자크 아탈리의 다양한 지식의 폭을 확인할 수 있다. 정치관련 책에서 다양한 이슈들이 나온다.
시장사회에서 상품사회로
이러한 과정이 계속 진행되면 마지막 남은 사회연대도 깨어져 문화, 교육, 의료를 포함한 모든 것이 시장으로 흘러나와 구매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넘어가게 될 것이다.
고독을 느끼면 느낄수록 인간은 더욱더 소비에 몰두하며, 또한 고독을 메우기 위해 순간을 즐기려고 한다. p68
è나 역시 고독한 인간이라서 그런가? 사실 여러 가지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매 순간을 소비 충동이 느껴지곤 한다.
가격 지불이 불필요한 무상제공은 모든 곳에서 거부당하고 금지될 것이다. p69
도덕적 전제주의
마약 복용의 확산, 가족제도의 붕괴, 전통적도덕의 위기, 여성해방, 동성애자들의 결혼 등의 문제에 곤혹스러워 하며 반발하는 이들은 인간의 ‘새로운 권리’보다 종교적 믿음이 지닌 가치가 우월하다고 선언할 것이다. p72
è현재 많은 보수적인 기독 단체들이 말도 안 되는 논리들을 펼치는 것이 바로 그들이 가진 종교적 믿음이 지닌 가치가 우월하다고 믿는 믿음이 워낙 강하기 때문인가 보다.
세계 제3차 대전
우리는 새로운 공포가 지배하는 전쟁 형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핵무기에 의한 멸망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테러에 의한 죽음의 공포이다. p74
유럽인들이 보기에 미국은 자기네의 부족한 국가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대상인 세계 여타 국가들을 더 효과적으로 지배하고자 전쟁광 노릇을 하고 있을 뿐이다. p75
그것은 우리가 세운 문명들이 해체를 피할 수 있을지를 묻는 일이며, 이들이 서로 관용하기를 배울 수 있는지를 묻는 일이다. 또한 자유, 도덕 그리고 진보 번영과 균형, 창조와 전이, 책임과 존엄, 정의와 경제적 효과 같은 것들이 서로 조화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문제이기도 하다. p77
<세계 속의 프랑스>
많은 프랑스인은 자율과 책임을 신조로 하는 삶을 모색한다. 더 나은 교육을 받고 레저를 즐기고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자유로운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려 한다. 뜻있는 삶을 추구하며 사회적 정체성을 개발하고 개인적 유용성을 찾는 데 매진하고 있다. p82
è프랑스인들의 이런 삶의 가치기준은 꽤나 매력적이다. 이는 아마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 전반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인 듯 하다.
파열의 위기에 직면하여
학위나 자격증이 없는 청년들의 3분의 1이 장기 실업상태에 빠져 있다. p83
프랑스 대학생 중 절반이 학위취득 과정에서 포기하는데, OECD 국가 전체의 평균은 29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 p85
다른 모든 곳에서처럼 프랑스의 시장은 전체 국민소득에서 자본수익이 차지하는 몫의 증가를 강요하고 있다. 이로써 임금근로자에게 돌아갈 몫을 희생시키고 있음은 물론이다. p86
국가는 이러한 상황을 통제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p87
수조 유로가 넘는 국가 부채는 사회보장제도로 인한 적자와 퇴직연금 지급까지 겹쳐 자유로운 정책 설정을 가로막는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추가지출이 필요할 경우 세수를 늘여 재정지원을 한다는 합의가 없는 관계로 국가는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있다. p88
è이런 모습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이다. 이에 대해 자세히 분석해 놓은 책이 바로 저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라는 책이다.
…… 그리고 인구 노령화 문제
역대로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지 국가는 퇴직연금 수령자와 금리 수익자에 대한 재정적 혜택을 다양화하는 반면,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대한 투자액은 점점 더 낮춰 온 것이다. p90
한마디로 말해, 프랑스의 정치계와 과학계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은 노령화되어 있다. p91
지적 수준이 낮아지고 창조적 역량을 잃어 갈 것이다. 뛰어난 전문가, 높은 창조성을 갖춘 예술가, 기업가 중 최첨단을 걷는 사람, 과감한 독창성을 지닌 이들은 프랑스 아닌 다른 곳에서 인정되고 평가 받기를 이미 꿈꾸고 있다.
è얼마 전에 만난 이탈리아 청년이 싱가폴을 거쳐 대한민국의 대기업까지 와서 일하게 된 사례가 바로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자신감을 잃고 창조적 행위를 멈출 것이다. p92
프랑스는 신흥 부자들의 휴양지로서 아주 평범한 국가로 전락하게 된다. p93
다른 서구 국가와 마찬가지로 프랑스는 쇼 비즈니스 단계에 들어서기에 앞서 시장사회에 먼저 진입할 것이다. 첫 단계로 공공서비스의 일괄적 민영화의 전초작업을 목격할 수 있다.
둘째 단계로 유명도, 재산, 수입, 영향력의 순위 발표를 보게 될 것이다.
이 같은 분야의 ‘스타’와 ‘쇼 진행자’가 최고소득을 올리고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è자크 이탈리의 이 예언은 정말 적중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유재석과 강호동을 포함한 많은 스타들이 그러하듯이.
이처럼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온갖 모순에 옥죄인 젊은이와 지식, 예술, 기업경영의 첨단을 걷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변화가 좀 더 진전되거나 개개인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다른 지역으로 떠나갈 준비를 한다. 온갖 사회단체에 소속되어 있으나 모험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같은 꿈을 꾸게 된다. p94
è내가 현재 느끼고 있는 느낌들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 오는 것 같다. 대한민국이 너무나 갑갑하게 느껴지고, 좀 더 나답게 살 수 있는 다른 어딘가로 가서 살고자 하는 욕망이 나를 떠나고 싶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앞에서 내가 ‘인간적인 길’이라고 부른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는 고전적 의미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이단적일 수도 있는 몇 가지 새 개념을 끌어들여 ‘새로운 사회민주주의’의 지향과 이념을 규정하기 위해 정치토론을 펼칠 필요가 있다. p97
<어설픈 좌파>
일률적으로 보호된 시간을 내세우는 시장사회민주주의
10여 년 전부터 시장 사회 민주주의는 우파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뚜렷하다. ‘어설픈 좌파’라는 빈정거림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p100
è얼마 전, 안철수 교수의 서울 시장 출마로 선거판이 들썩하는 현상을 보며 한 좌파 지식인이 이런 현상을 비판했던 것이 생각난다. 실제로 사람들은 기존 우파와 좌파를 떠나 누구든 변화를 꿈꾸고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좌파에 있는 사람보다는 우파쪽에 가까운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국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시장 사회민주주의는 공공서비스의 국유화, 공공지출의 확대, 대규모 사업 시행, 임금수준과 물가에 대한 결정, 통화와 이자율과 관세와 예산적자의 수준에 대한 결정, 예금과 자본에 대한 과세 등을 점진적으로 포기하고 공무원직의 숫자를 줄여왔다. 기업에 대한 영향력 행사도 포기했다. p101
1998년 10월 파리를 방문한 영국 총리는 프랑스 의회 연설에서 “우파 경제정책 혹은 좌파 경제정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해 모두를 경악케 하고는 “성공하는 정책과 성공하지 못하는 정책만 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p107
è이런 현상 역시 유권자들의 반응으로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자아의 자율적 정립, 개인적 성공, 기업정신, 개인적 책임, 공동체 소속감 등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중요한 가치들이 너무도 흔히 포괄적 사회보장 체제 아래 종속되었다. p108
“사회민주주의자들은 노동 유연성에 대한 점증하는 요구와 정상적인 삶의 조건을 갖추기 위한 사회보장의 필요성을 결합시킬 수 있어야 한다.”
사회민주주의는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생계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기울여야 한다. “생계불안은 가장 심각한 문제이며,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 그러하다. p110
하지만 시장민주주의의 규칙을 수용한 결과, 때때로 선진국 사회민주주의 정당과 가난한 개발도상국들 간의 연대 추진이 어려워지곤 한다. p111
프랑스에서의 시장 사회민주주의
하지만 이러한 선택에 대해 사회당 지지자들에게 제때 설명할 수 없었거나 하지 못하고, 또한 사회당이 우파와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차츰 신뢰를 상실했다. p120
오늘날 좌파 지도자 대부분은 상상력이 배제된 현실주의와 무책임한 유토피아 사이에 묶여 있을 뿐이다. p125
하지만 프랑스 공산당과 달리 극좌파는 여전히 자본가 없는 사회를 꿈꾼다. 어떠한 정치 모델도 그들이 추구하는 바와 일치하지 않아, 다른 좌파정당과의 연정조차도 단연코 거부한다. 이들은 모든 정리해고를 금지하고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을 일절 허용하지 않으며, 모든 이익을 임금근로자들이 나누어 가지고 외국인 불법거주자 전부에게 체류 허가증을 주자는 등의 실현 불가능한 정책을 내세워서 빈곤층의 지지를 얻어내려 한다. p127
여러 가지 점에서 개혁주의자임에 틀림없는 이들 사회당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극좌파보다는 자유주의 우파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은 공산주의 혁명에 대한 거부, 기존 의회민주주의 정치체제애 대한 존중, 가능성에 대한 요구, 그리고 질서의식 따위에서 자유주의자들과 입장을 같이 한다. p128
<인간적인 길>
시간의 의미
시간이 가장 귀중한 재화인 까닭은 인간이 생산.공급.교환.판매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창조적이고 자유롭고 유용하게 사용할수록 가치 생산적이거나 우애 있는 방식으로 사용할수록 더 값어치가 커진다. ‘양질의 시간’이란 의미 있는 시간이고 ‘불량한 시간’은 자유롭게 사용되지 않는 시간이다.p136
정치의 주된 사명은 하나의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지상에서 허용된 시간을 최대한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정치는 다만 그들이 자신의 뜻에 따라 시간을 사용하도록 많은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è이 책이 전반적으로 그렇긴 하지만, 자크 아탈리가 주장하는 바를 실제로 이룰 수 있는 것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서도 자신의 뜻에 따라 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어떤 수단’을 정치에서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중요한 것은 자유로운 시간의 양만이 아니라 질이기도 하다. 최소한 유럽에선 이제 노동시간이 행복의 획득에서 주된 변수가 되지 못한다.
일차적으로는 노동하도록 요구되는 시간의 지속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노동의 질을 바꾸며 질적 조건을 발전시키고, 책임을 확장하며 노동의 시간의 질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 하겠다. 노동 외 시간으로는 가령 교통 시간의 길이와 조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 직업교육, 치료, 교양, 여가활용,개인적 행복, 책임, 창조, 지적 능력 등과 관련된 시간을 들 수 있다. p137
특권적 소수만이 그러한 시간을 양적으로 충분히 갖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양질의 시간 중 어느 것을 선택하든 세계로 확장된 시장사회의 강요에 굴복하지 않고 굳이 시장 민주주의를 문제 삼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시간의 의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여전히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정치의 새로운 목표이다.
시장 우파가 지향하는 상품시간
세계화는 개인을 점점 더 속박에서 해방시키고 모두를 위협하는 고용불안과 생계취약 문제를 낳으면서 저마다 시간을 이기적으로 사용하도록 충동질한다.
시장 우파는 경찰과 사법조직을 강화하고 모든 형태의 무상제공에 대해 투쟁을 벌이며 중앙집권제의 해체를 가속화하고, 특히 에너지와 통신 분야 등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를 둘러싼 마지막 투쟁을 전개하되 재산과 각종 아이디어와 특허의 소유권과 안전을 보장하는 데 유용한 공공서비스만 유지하며, 소득세를 대대적으로 삭감하되 깎은 액수만큼 간접세를 올리고, 비 활동인구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대신 기업 창설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자 한다.
시장의 논리를 끝까지 밀고 가자면, 사람들이 자녀를 갖도록 설득하기 위해 그들에게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며, (공공서비스를 대체할)대체 상품을 최대한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가능한 한 노동시간을 줄여 생산가격을 낮추며, 소비재를 축적하도록 가능한 한 자유로운 시간을 늘려야 할 것이다. p140
è이것이 바로 이탈리아에서 느껴진 자유로움이었던가?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는 하다. 이탈리아 청년을 만났을 때 그가 말하길, 이탈리아에서도 상가들을 제외하고 전문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야근도 많이 한다고 하더라.
시장 사회민주주의가 처한 궁지
시장 우파를 앞에 두고 시장 사회민주주의는 인간과 사물이 전반적으로 취약해지게 몰아가는 메커니즘의 극복을 내세우지 않는다.
시장 사회민주주의가 지닌 수단들을 전 지구촌으로 확대하여 적용한다 해도 세계의 상품화 현상을 막지 못한다. 몇 가지 법적 규정을 가지고는 무수한 생산업자와 소비자의 상업적 영향력, 특히 거대한 세계적 기업의 힘에 저항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 빌라르가 그에게 좌파란 곧 “아름다움을 최대 다수가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듯이, 시장 사회민주주의는 ‘아름다운 것’을 세계의 모든 중산층이 즐길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지향할 것이다. 다만 이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는 감상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규정된다. p142
누구든 지식이나 무상제공 혹은 책임행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시장 사회민주주의는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양질의 시간에 대한 접근도 있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시민사회운동은 ‘대안세계화 기구들’의 활동이 아무리 활발하다 해도 그 하나만으로는 세계의 상품화에 결코 맞설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 사이 교환활동의 본질, 인간생존에 있어 시장의 역할, 시간의 사용, 기업 발전, 소득 분배, 도시 생활, 연구 활도 등을 변화시키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 p143
새로운 유토피아로 인도하는 인간적인 길
유토피아에 대한 고찰은 노동에서 출발해야 한다. 노동이 만일 노동자의 생산품에서 얻는 소득 위해서만 행해진다면, 노동자는 자신이 생산수단의 소유주가 되더라도 소외될 수 밖에 없다. 그럴 경우 시장경제에서 노동이란 고통스러운 작업과정에 불과하여, 노동자는 그 대가로 바라는 것을 살 수 있게 해주는 돈을 받는 셈이 된다. 임금노동자가 여기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기업을 소유함으로써 상품에 대한 권리에 참여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노동이 기쁨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소유와 권한을 구별하는 데 있다. 나아가서 이상적으로는, 노동을 통해 충분한 기쁨을 누림으로써 노동이 그 자체로 노동자 자신에 대한 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노동시간은 자유롭고 창조적이며 책임을 지는 시간이 된다.
è여기서 드는 의문. 참 좋은 말이긴 하지만, 노동이 자체로 노동자 자신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과연 어떤 노동이 그러한 것일까?
유토피아란 저마다 ‘양질의 시간’, 진정으로 ‘충만한 시간’, ‘주도적으로 성취해 가는 삶’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바로 그곳에 있다. 나는 이를 ‘인간적인 길’이라고 부른다. 저마다 삶의 잠재성을 부단히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든 자신이 주도적으로 성취해 가는 ‘삶’, 자신의 고유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p145
‘인간적인 길’은 인간이 책임을 지는 세계로 인도한다. 완벽한 정보를 얻어 상품재화와 무상재화 사이에서 선택하는 데 자유로운 인간은 책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은 ‘무상제공’과 ‘지식’과 ‘책임성’의 사회에 안착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다.
‘무상제공’에 대하여 : 노동이 매매되는게 아니라 자유롭게 자발적으로 행해질 필요가 있다. 노동에서 이익을 얻는 자와 마찬가지로 노동을 수행하는 사람에게도 노동은 부와 즐거움을 동시에 창조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p146
공공단체에서 급료를 받는 근로자들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영역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서비스 영역은 의료, 교육, 자치권, 문화, 치안, 사법의 분야에 걸쳐 있다.’
‘지식’에 관하여 : 그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각 사람이 ‘자기 통찰’의 수단, 곧 학습과 호기심, 자기 자신에 대한 지식 등을 위한 수단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모든 형태의 문화, 예술, 창조에 대한 개방에 이르고 자신의 독창성 발견에 이르는 것밖에 다른 목적이 없다. P147
‘책임성’에 관하여 : 시장 민주주의를 넘어 무상제공과 지식과 책임성은 하나로 수렴될 수 있으며, 전적으로 새로운 사회 속에서 ‘인간적인 길’로 통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유토피아 사람들은 에너지보다 지식을 더 많이 소모할 것이다.
사회는 의사 소통을 위한 새로운 수단을 보다 창조적인 방법으로 사용함으로써, 천연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다른 문화의 이해를 위한 입문을 돕고 예술 공부의 여건을 개선하려 할 것이다. p148
인간적인 길은 테러리즘의 온상인 빈곤과의 투쟁을 위한 주무기이기도 하다. p149
유토피아의 실현성에 관하여
누구나 미래의 어느 날 ‘주도적으로 성취해 가는 삶을 누리고’ ‘인간적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그리고 신속히 행동할 필요가 있다. p149
많은 사람들은 세계 제3차 대전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시급한 것은 유토피아를 이루는 일이 아니라 생존하는 일이고, 도덕적 전체주의에 맞서 모든 힘을 결집하는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p151
새로운 사회민주주의
무상제공, 지식, 책임성, 의미 부여는 사람들이 차츰 경청하기 시작하는 하나의 정책이 된다. 우리는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그룹 내부에서 근로자, 시민, 소비자 사이에서 의미, 시간 지식획득, 책임성, 무상제공, 관대성을 요구하는 현상을 보고 있다.
기업들은 자신의 활동에 도덕적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한다. p154
è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재단을 만들고, 그들의 활동에 도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이런 노력일 것이다.
자유 속에서 인간적인 길로 나아가게 하고, ‘양질의 시간’을 지향하는 대의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새롭게 나아가게 하고, 이것이 의미를 창조하며 시장사회에서 해방되게 해주는 그런 시간, 나는 이것을 ‘새로운 사회민주주의’라고 명명할 것이다.
새로운 사회민주주의가 시장 사회민주주의와 구별되는 점은 ……. 시장에서 벗어난 영역을 확대하고 인간의 책임성을 강화하며 시간 사용에 있어서 상업적인 것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를 발견하도록 돕는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정책을 도입하려는 정치 지도자들이 맞닥뜨릴 첫 난관은 ……. 대부분 행복하게 살기만을 원할 뿐 자유롭게 사는 데는 무관심하거나, 더 많이 갖기만 원할 뿐 더 많은 의미를 창조하기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사회민주주의를 설명하는 일 말이다.
è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이전에 정치 지도자들이 ‘사회민주주의’를 이해하고 그들의 정치에 도입할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민주주의를 일탈에서 지켜내고 폭력의 모든 근원을 제거하며 자신과 모두를 위해 살아가는 현실 속의 기쁨을 이해하는 능력부터 보여주어야 한다. p156
<새로운 사회민주주의의 핵심개념>
사회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구들이 뭔가를 알아보기 위해 사회발전의 핵심적 요소를 좀 더 명확히 밝혀낼 필요가 있다. p157
관계, 언어, 네트워크
‘관계’는 최소한 두 사람이 시간을 함께 나누면서 사용하는 것이다.
관계는 이 관계를 유지하는데 사용 가능한 시간에 의해서만 제한된다. 관계는 보통 말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전혀 다른 형태의 언어에 의존하기도 한다.
‘네트워크’는 관계가 이루어지는 장소, 곧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실재적 혹은 가상적 장소를 구성한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 모든 인적 집합체는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p158
대기업들은 상하 위계가 약화되고 미로 같이 점점 더 복잡하게 변해가며, 유목민처럼 움직이는 파트너들로 구성된 협력 네트워크가 되어 간다.
è유목민처럼 움직이는 파트너들에 대한 악행이 자행되고 있다. 이것이 협력 네트워크의 관계를 약화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협력 네트워크의 구성원 중 최대한 많은 수가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구성원에게는 바람직하다.
협력 네트워크의 가치는 구성원 숫자와 자질에 따라 커진다.
협력 네트워크에 속하는 것은 개인이 소유한 사회적 자신의 기본 요소가 된다.
‘경쟁 네트워크’에서는 저마다 타자에게서 빼앗을 가능성이 있는 것을 획득하려 애쓴다. 재산, 생산요소, 여자, 자리, 직업, 권력, 특권, 지위 등이 대상이 된다. 시장은 경쟁 네트워크의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p159
è경쟁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사람과 그 사람을 둘러싼 관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뺏고 빼앗기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진정으로 ‘협력’ 할 수 있는 관계들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네트워크의 멤버들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와 소통에 방해를 받을 정도로 혼잡하거나 포화 상태에 이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è이는 회사내의 조직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일 것 같다. 지난 <경영의 미래>에서 봤던 홀푸드 시스템의 사례에서처럼 팀별로 책임을 부여하고 네트워크 안에서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소유는 네트워크 조직의 특권적 양식으로서, 부속 수단 중 하나다.
‘언어’는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핵심적인 요소이며 전체 네트워크 기능을 위한 주된 도구 중 하나다.
어떤 언어를 말하는 사람에게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이 언어를 아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어는 말로 이루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음악, 춤, 소음, 제스쳐, 정신, 몸으로 표현되는 것도 있다.
관계, 네트워크, 언어는 미래의 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핵심 요소이다. p160
핵심 재화
핵심 재화는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양질의 시간’을 누리기 위해 누구나 필요로 하는 재화 전체이다.
핵심 재화의 공평한 소유는 다른 구성원들이 협력 네트워크를 경쟁 네트워크로 변화시켜 나에게 적이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보증이 된다.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
노동은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그 행위에 재미를 느끼거나 기쁨을 얻을 경우 소비가 된다. 취미로 하는 음악 활동, 봉사 행위, 정당이나 시민운동 참여 등 저마다 크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모든 형태의 활동이 이에 해당한다. 어떤 활동은 활동하는 당사자에게만 기쁨을 주는데 그치나, 어떤 경우에는 다른 사람, 특히 활동 당사자가 속한 협력 네트워크의 구성원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노동, 소비, 오락, 직업교육 같은 행위들은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소소된 공동체의 상황을 개선할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이라고 부를 수 있다. p163
재화를 낳거나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노동은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이다.
원칙상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인 공공서비스에는 특히 세수로 보수를 지급한다. 164
이처럼 소비 행위든 노동이든 가릴 것 없이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유용하기만 하다면 보수 지급이 가능하다. p166
개인적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인간관계성 자산
개인의 권력과 부는 물질적 재산이나 생산수단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람은 다른 무엇보다 자신의 건강이나 지식, 그리고 다른 사람과 맺고 있는 관계, 곧 자신이 소속된 네트워크와 소통하게 해주는 언어로 말미암아 풍요롭기도 하다.
재산과 인관 관계는 서로를 풍요롭게 만든다.
가난함이란 지금까지는 ‘갖지’ 못한 것이었으나, 가까운 장래에는 ‘소속되지’ 못한 것이 될 것이다.
è이것은 왠지 무서우면서도, 이렇게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갖지 못해서 생기는 가난보다는 ‘소속되지’ 못해서 생기는 가난은 조금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래에는 첫째가는 자산이 네트워크에의 소속이 될 것이다. 이것은 ‘주도적으로 성취해 가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우선적 조건이 될 것이다. p167
공동체의 사회자본으로서의 인간관계성 환경
어떤 공동체 내부에서의 인간관계성 환경의 핵심적 구성요소 중 하나는 ‘공정성’, 곧 수입, 권력, 자산 등의 서열의 정당성에 관한 정서이다.
è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마치 현재 우리 나라 기업에 만연해 있는 현상처럼 높은 직위일수록 하는 일은 줄어들고, 수입은 늘어가는 이상한 구조가 만연해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은 서열의 정당성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회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정서 문제의 개선은 부자를 제거함으로써가 아니라 집단의 구성원에게 사회적으로 유익한 활동을 하게 하는 수단이나, 재능을 발휘하고 거기서 정당한 수입을 얻거나 핵심 재화를 갖출 수 있게 하는 수단을 제공하면 가능해진다.
좋은 인간관계성 환경의 혜택을 입을 수 있는 공동체가 바로 ‘혁신 사회’이다.
è직장인들이 회사를 떠나려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사람’이다. 좋은 인간관계성 환경이 이루어질 수 있고, 그런 환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더 이상 ‘사람’ 때문에 그 공간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관계성 환경은 네트워크가 순조롭게 기능하도록 돕는다. p169
인간관계성 경제
‘인간관계성 경제’라고 하는 새로운 경제 네트워크가 현재 형성되고 있다.
인간관계성 재화(무상이거나 비상품을 띠고 있음)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도록 해주며 대화의 주제를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말한다. p169
인간관계성 기업은 상품성을 갖고 있거나 그렇지 않은 인간관계성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한다. p170
‘인간관계성 금융’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시장 이자율에 가까운 이자율로 창업을 위한 대출을 하는 것으로, 도덕적 보증 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시스템은 오늘날 ‘마이크로 파이낸스’이란 이름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다.
좋은 인간관계성 환경이 존재하는 것, 특히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 공정한 분배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것이 시장에 도움이 된다.
특히 기업으로서는 인간관계성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 기업의 직원이 심각한 고용불안 상태에 놓일수록 기업은 축적된 기억을 더욱 상실하고 신입사원 교육에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면 강할수록 기업은 더욱 효과적으로 경영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꺼이 최상의 사회보장제도를 갖춘 국가는 그만큼 효과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
è이것을 위해서는 많은 부분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기업들이 근로자들을 언제든 대체할 수 있는 부속품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근로자와 기업간의 신뢰가 쌓여야 할 것이다.
관계, 네트워크, 인간관계성 자산,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 핵심 재화, 환경, 인간관계성 경제 등은 인간적인 길을 실현하고 사람들이 ‘양질의 시간’을 향유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 개념이다. p172
è관계, 네트워크, 인간관계성 자산,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 핵심 재화 등 이 모든 요소들은 서로 긴밀하고 밀접하게 관련 되어 있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관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어디서부터 변화의 시작점으로 삼을지 결정하고,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사회민주주의를 위한 열 가지 개혁 과제>
통찰력, 나눔, 존엄성, 의미, 무상, 책임, 인간관계, 교환하는 즐거움, 균형 등에 대해 말하는 것은 …… 물질적 조건의 필수적 개선을 넘어서 삶에 의미를 주기 위해, 세계화에 성공하기 위해, 또한 민주주의를 구출하기 위해 사람들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이다.
첫째, 국가 공동체에 대해 재고한다
앞서 정의한 의미에서의 국가 전체 인간관계성 환경을 우선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지상에 언어의 다양성이 없다면 ‘문화적 생다양성’이 없고, 종국에는 인간 유개념도 사라질 것이다.
è지난 오프 수업 때 사부님이 말씀하셨던 ‘언어’에 대한 말씀이 생각난다. 언어에 담겨져 있는 다양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한 국가의 우선적 과제는 국가 언어를 고귀하게 여기고 나눔을 통한 참여의 기회로 삼으며 부단히 이를 풍요롭게 하면서 보호하는 일이다.
어떠한 학생도 출신국가 혹은 선택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제대로 익히지 않고는 의무교육 과정을 마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한 국가의 시민은 누구나 세계의 문화적 다양성을 부분적으로라도 접할 수 있도록 최소한 외국어 하나를 완벽하게 구사해야 할 것이다.
è최소한 외국어 하나를 완벽하게 구사해야 할 것이다는 의견에 매우 공감한다.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하게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넘어서 언어가 속해 있는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수용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다양할 것이다.
언어의 생존은 언어가 전달하는 ‘문화’의 생존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문학, 연극, 노래 등만 아니라 정기간행물과 같이 언어를 사용한 표현 방식을 우선적으로 활성화하는 수단을 갖추는 것을 전제로 한다. p175
안전대책의 조직화, 공동체는 구성원들이 질서와 안녕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유지될 수 없다. p176
다양한 ‘사회공동체는 인정하되’ 배타적 집단주의는 거부한다.
‘유색인 소수집단’ 출신 젊은이들이 정치체계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p177
‘공정한 사회환경을 만든다.’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을 통해 쌓은 부라면 축소하려들게 아니라 온갖 형태의 빈곤을 제거하고 물질적 자산과 인간관계성 자산을 늘리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p178
‘긴밀히 연결된 전 국민적 네트워크를 조직한다.’ 하지만 이 네트워크는 영토 차원에 한정되지 않아야 한다. 국가 영토 내에 살지 않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최고 인재의 활용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è이는 지금처럼 각국에서 다양한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그들이 속해 있는 공간을 떠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사고일 것 같다.
‘에너지 의존도’를 줄인다. 특히 재활용 에너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p179
둘째, 시장의 효율성을 강화한다
오히려 새로운 사회민주주의는 무상제공이 바람직하지 않은 영역에서 가능한 한 최대로 효과적인 수단을 시장경제에 확보해 줄 필요가 있으니, 이는 모두가 나누어 가질 상품재화의 최대치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시장 경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고임금 고용을 유도한다.’
별다른 자격이 필요치 않은 일자리의 창출에 정부가 재정지원을 집중하기보다는 보수를 지불하면서 젊은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공동체의 재원을 훨씬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è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실시되고 있는 ‘실업급여’가 이런 의미에서 중요한 것 같다. 그것이 조금 더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
사람의 인간관계성 자산과 개인의 지식을 늘리는 것이야말로 모든 공동체의 발전에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사회적 경제적 이동을 적극 장려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러한 이동의 시도를 …… 적극적으로 용기 있는 소중한 행위로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이 영리성 혹은 인간관계성 ‘개인기업을 어렵지 않게 창립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조성해 준다 .p181
è실제로 사업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기업을 쉽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 뿐만 아니라, 그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은행이자나 부동산 임대료 등과 같이 불로소득으로 형성된 재산에 불이익이 돌아가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노동에 의해 취득된 재산에 대해서는 세무나 사회복지 차원에서 혜택을 입을 수 있게 한다.
è이것이 가능해지기 위해서 정치 지도자들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사실 현직에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 변화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들 자체가 물갈이 되는 것이 훨씬 빠른 방법일지도 모른다.
특히 근로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은 상속세보다 낮아야 한다.
셋째, 노동을 재구성한다
노동은 ‘양질의 시간’을 획득하는 데 필요한 조건, 곧 자기통찰, 무상제공, 책임성 같은 것을 구현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평생 총 10만 시간(40년에 걸쳐 매년 2500시간)을 ‘속박된 시간’, 다시 말해 소외되고 찢기고 스트레스를 주는 노동과 출퇴근 시간에 바쳐야 하는데, 이 전체 시간을 각자가 좀 더 자유롭게 분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새로운 사회민주주의의 주된 목표 중 하나는 이 시간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노동시간 양만큼이나 노동의 본질을 변화시키도록 한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노동을 극복해야 한다. 보다 창조적이고 각자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노동의 가치를 높이며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는 새로운 형식의 노동양식을 중시해야 한다.
사람들은 가능한 한 여러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기 시간의 일부를 직업 교육과 비영리 활동에 투자하면서 차츰 저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고용주’가 되려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p183
è이는 다니엘 핑크가 역설한 ‘프리에이전트’, 구본형선생님이 말씀하시는 ‘1인 기업’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모습일 것이다.
법개정을 하지 않고 국가가 협상에 개입함이 없이 기업의 합의로 노동 관련 문제를 관리하도록 한다.
이러한 새로운 관리체제는 또한 ‘책임 있는 기업윤리’를 북돋움으로써 권리, 도덕, 안전, 환경보전에 관한 갖가지 요구를 기업이 더 존중하도록 만들 것이다. p184
인간관계성 기업의 창설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인간관계성 경제를 발전시킨다.’ 시민단체가 인간관계성 서비스로 영리활동을 보완하도록 촉구하되 이를 위해 강제적 수단을 동원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비영리 인간관계성 기업’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p185
인간관계성 기업을 일반 경쟁기업처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인간관계성 기업은 복잡한 임무를 자주 수행하게 마련이며, 따라서 합당한 보수를 받는 고급 전문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
‘인간관계성 시장의 조직을 잘 정비함으로써’ 유용한 일에 도움이 될 기회를 찾는 사람과 도움을 원하는 사람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186
è이것이 바로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아닐까 싶다.
넷째, 개개인의 사회자본의 질을 향상시킨다.
‘어린이에게 속한 권리.’ 어린이가 성장하는 환경은 그의 미래와 인간관계성 자산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애정과 관용으로 보살핌을 받으면서 아무런 책임도 맡지 않는 시기를 보낼 권리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특별한 상황에서는 미성년자에게도 사회보장 혜택의 일부를 직접 제공하여 자립권을 보장하고 용돈을 얻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 p187
‘가족에 대한 권리’ 어린이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의무를 지는 것이 필연적이다.
하지만 아름다움의 의미와 진실, 증여, 타인에 대한 관심, 관용 등에 대한 욕구, 그리고 기억과 전통, 소속감, 보편성 등에 대한 지향성을 자녀들에게 전수하도록 어른들을 가르칠 수는 있다.
부모 역할 수행과 결혼, 부모 역할 수행과 출산을 분리해서 받아들이도록 하며, 입양을 지원하되 동성애 커플도 입양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다. p188
‘지식에 대한 권리.’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인간관계성 자산에 대한 권리, 특히 그곳에서 성숙하고 ‘양질의 시간’을 누리며 ‘주도적으로 성취해 가는 삶’을 살아갈 수단을 확보해 줄 지식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
실업자로 지내는 기간은 직능을 향상시키고 개인 자질을 개발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이 기간 역시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의 경우처럼 보수를 받도록 한다. p189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를 붇지 않고 과감히 나아가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 수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성 환경과 인간관계성 자원은 보건의료 정책 수행의 핵심적 요소이다. 가능한 한 많은 양질의 시간을 얻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젊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이나 타인의 죽음 앞에 굴복함 없이 세상은 아름답다는 사실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살 만한 가치가 있음을 부단히 확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p190
몸과 마음을 통틀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지역이 고도의 의료기술을 갖추었거나 보건의료비 지출액이 많은 곳이 아니라 오히려 훈자족이 살고 있는 파키스탄 북부 저지대, 페루 빌카밤바 계곡 일대, 프랑스 피레네 산맥 동쪽, 일본 오키나와현 북쪽의 오기미 마을 같은 곳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è이런 것을 찾고 이미 행동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친구들이 시작한 ‘의료생협’이 바로 이런 지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기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자세와 먹고 마시고 일하고 휴식을 취하며 거주하는 방식, 특히 시간과 미래를 인식하는 방식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된다. p191
‘은퇴에 대한 권리’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이나 속박된 시간의 기간을 지나서도 적절한 수입을 확보할 권리가 있음을 다시 분명히 표방할 필요가 있다. p192
은퇴한 노인들이 겪는 외로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노화보다 더 이른 죽음을 재촉하는 양로원에 그들을 쓸어넣을 게 아니라 좀 더 포괄적인 네트워크 속에 끌어들여 공동체 생활에 참여하도록 하고 주거와 재산, 사회적 이권을 둘이나 셋 혹은 그 이상의 사람이 임시로 또는 지속적으로 나눌 수 있도록 돕는다. p193
è‘인간적인 길’ 바로 ‘인간적인 삶’을 죽음에 이르는 길에 충분히 보장해야 하며, 그것을 현실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사회적 문제이다.
다섯째, ‘사회유용성소득’의 도입을 통해 고용불안 및 생계취약으로부터 보호한다
모든 근로자가 주기적으로 사회적 신분을 바꾸어 직업교육을 받거나 사회적으로 유용한 다른 활동을 하도록 한다.
실업자들을 보수를 받을 자격이 있는, 유용한 일을 수행하는 활동인구로 바꾸어 놓음으로써 실업이라는 범주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p194
고용불안 및 생계 취약으로부터 보호하는 메커니즘을 두는 것이 위기나 미지의 불안에 과감히 맞설 줄 모르는 나약함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p195
과감히 도전하고 적대세력과 싸울 용기가 없는 사회는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다. p196
여섯째, 무상제공을 확대한다.
‘주요 공공서비스의 무상제공’을 고수한다. p197
무상제공 시스템은 많은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돌려놓을 것이다.
극빈자 중 대부분이 유용한 일을 하기 원하며 장기간 지원받는 처지에 남아 잇기보다 일하고 보수 받기를 선호한다. p198
일곱째, 국가의 역할을 재고한다.
새로운 사회민주주의에서 국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역할은 …… ‘인간관계성 환경을 조직하고 공공서비스의 높은 질을 보장하는 데 있다. p199
국가는 예산의 ‘공공지출’을 통해 공공서비스에 대한 재정조달을 해야 한다.
국가는 공공서비스의 경영관리를 ‘독립적 대행기구’에 양도한다. p200
여덟째, 형식적 민주주의에서 책임성의 차원으로 옮겨간다
각종 지역기관은 그들의 책무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부문별로 통합해야 한다. p203
아홉째, 유럽의 시대
열째, 세계정부의 탄생에 힘을 모은다
인간이 상품으로 변해버릴 위험을 막는 일은 지구촌 전체의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p209
비정부기구들은 개인과 국가를 초월하여 인류의 공동이익이라는 이념을 중시한다. p210
이러한 총회에서 ‘인간 기본권에 관한 세계헌장’을 점진적으로 완성해 나간다. p213
특히 ‘지구촌 전체에 걸친 근본재화 보호’, 무상제공과 책임성 확대, 지식에 대한 권리의 보편화, 세기말에 지구촌에서 살아갈 100억 인구 사이의 지적 네트워크 설치를 목표로 꼽을 수 있다.
기후 변화의 범위를 줄일 수 있고 물질자원을 덜 낭비함과 동시에 인간관계의 기능을 늘리는 새로운 생활방식의 출현을 도울 것이다. p216
이러한 개혁 영역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또한 인간적인 길을 따르기 위해서는 우선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치의 시행은 반드시 세금징수나 공공부채를 늘려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와 기업 운영 방식의 개혁, 근로소득에 유리한 세제 개혁, 시장사회 속에서 모두에게 기회를 주게 하는 교육 개혁을 우선 전제한다.
è교육 개혁이란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 걸쳐 중요한 역할들을 하고 있는 사회적 정치적 지도층 그리고 그들과 관련되어 있는 모든 이들에 대한 교육 개혁일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광범위한 변화를 계획함에 있어 과감한 태도를 요구하며 사회적 형평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도구의 정착, 시민 동화 정책, 문화적 다양한, 책임성과 무상제공, 한마디로 ‘양질의 시간’을 위한 도구들의 도입을 전제로 한다. p217
프랑스에서 정당이 이러한 미래에 일정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빈곤계층과 중산층 대부분과 간부계층을 결집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생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새로운 윤리를 창출하는 일에 정당은 참가해야 할 것이다.
그저 선거 후보나 정하고 내세울 정견이나 급조하며 선거에서 이겨 권력을 잡고 그것을 행사하고 연명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는 데 급급한 조직과는 전혀 다른 정당이 되어야 한다.
베푼 것을 혹시라도 되돌려 받으리라는 희망을 가지지 않고 사례 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주는 것으로 족하게 여겨 아무도 모르게 도움을 베풀 수 있어야 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특권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p220
적어도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쇼맨십에 빠진 정치행태를 멀리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꿈꾸게 만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è쇼맨십에 빠진 정치행태를 멀리하는 것이라고 하니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나 역시 즐겨듣고 있는 ‘나는 꼼수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사람들이 정치행태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생각난다. 다양하고 자유롭게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희망을 주고 있다.
순간의 폭력과 일상의 조촐함과 이상의 과잉 속에서 이제 우리에게는 이 길에서 앞으로 나갈 일만 남았다. p221
::: 감수의 글 :::
‘현세의 파우스트’ 아탈리의 ‘새로운 유토피아’
그는 단순한 미래학자라기보다는 인문사회과학, 경제학, 자연과학, 문학, 음악, 영화, 연극, 패션 등을 아우르며 입체적인 만능석학의 경지에 도달한, ‘21세기의 파우스트’로 지칭되는 인물이다. p223
제1장‘도래할 세계의 모습’ ; 현실세계 예리하게 분석, 도덕적 전체주의 비판,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성 경고
제2장프랑스 현실에 대한 분석, 노인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경종
제3장낡고 어설픈 사회민주주의에 철저한 비판
제4장자신의 새 이론을 전개, 시간재화의 의미와 중요성 강조
제5장‘핵심 개념’으로 인간관계들, 언어들, 네트워크 먼저 설명
제6장새로운 사회민주주의 달성 위한 10대 과제 제기, 해법 제시
3.내가 저자라면
1)책을 읽으면서 좋은 부분
-중간중간 현상을 설명하는 자료에서 구체적인 숫자가 제시되어 있어서 체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은 것 같다.(예, 87페이지, 주거관련 통계 자료)
-기존의 생각들을 뒤집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예를 들어, ‘카르페 디엠’이라는 흔히 사용해왔던 단어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이 아닌 현재를 즐기라는 사고가 주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 부분처럼 말이다.
2)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부분
-읽기가 어려웠다. 어렴풋하게 자크 아탈리가 이야기하는 ‘인간적인 길’ 과 그가 제시하고 있는 이상적인 사회는 알겠으나, 그가 주장하는 것들에 대한 예시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노동 자체로 노동자에게 보상 될 수 있는’이라는 표현을 했을 때, 과연 어떤 노동이 노동 자체로 노동자에게 보상으로 느껴질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생겼다. 이런 부분들에서 그가 실제로 겪어 보았거나, 상상하고 있는 구체적인 예시가 있었더라면 이해하기가 훨씬 쉬웠을 것 같다.
-집중하기가 어렵다. 저자가 만들어 낸 생소한 단어들이 많기도 하고, ‘인간적인 길’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 내려갔기에 굉장히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졌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조금 더 쉽게 썼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어쩌면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더 어려워지진 않았을까 하고 감히 생각해 본다.
-두루뭉실하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드는 느낌이었다 저자의 책에서 처음 접하는 혹은 새롭게 의미 부여된 단어들-인간적인 길, 제3차 세계 대전, 유토피아 등-에 대해 한번쯤은 정리를 해 줬으면 책을 이해하기가 조금 더 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게 다른 책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문장이 너무 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어를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적당히 끊어주고, 조금 더 매끄럽게 번역이 되었으면 이해하기가 조금 더 쉬웠을까?
-저자가 이야기하는 유토피아의 모습이 너무 좋고, 공감되긴 하지만, 그 유토피아에 이르기까지의 구체적인 사례제시나 방법이 없어서 많이 아쉽다. 특히 정치에 오랜 기간 머물러서 실제 사례들이 충분할 것 같은 저자라서 그런지 더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다.
3)내가 저자라면
내가 저자라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많이 보충해서 쓸 것 같다. 우선 책을 좀 더 쉽게 쓸 것 같고, 긴 문장들은 나누어서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쓸 것 같다. 그리고 각각의 주장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례들과 방법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책을 읽는 이들로 하여금 조금 더 이해력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 서론 :::
<책을 읽기에 앞서 알아두어야 할 용어 정리>
자크아탈리가 제시할 새로운 용어들에 대해 정리하면서 이해를 돕는 사례들을 한 두가지 정도 첨부한다.
<도래할 세계의 모습>
제1장 ; 현실세계 예리하게 분석, 도덕적 전체주의 비판,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성 경고
: 예리하게 분석했으나,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 상황에 대한 사례들이 포함되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시장 민주주의
시장 민주주의에서 시장사회로
시장사회에서 상품사회로
도덕적 전제주의
세계 제3차 대전
<세계 속의 프랑스>
제2장프랑스 현실에 대한 분석, 노인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경종
: 이 장에서는 책의 여러 챕터들 중 사례가 그나마 많이 들어가 있는 부분이다. 이곳에서 프랑스의 현실 모습을 정치, 사회, 문화, 등으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누고 그에 해당하는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파열의 위기에 직면하여
…… 그리고 인구 노령화 문제
<어설픈 좌파>
제3장낡고 어설픈 사회민주주의에 철저한 비판
: 아마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대입해서 쓰게 된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 안철수라는 한 사람이 지금까지 쉽게 변하지 않았던 정치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왜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는지, 지금까지는 변화하기가 왜 힘들었는지 등에 대한 모습을 상세하게 분석해서 써 볼 것 같다.
일률적으로 보호된 시간을 내세우는 시장사회민주주의
프랑스에서의 시장 사회민주주의
<인간적인 길>
제4장자신의 새 이론을 전개, 시간재화의 의미와 중요성 강조
: 새롭게 정의된 시간의 의미와 그것에 대한 사례 제시, 유토피아와 인간적인 길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금 더 세심하고 쉬운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시간의 의미
시장 우파가 지향하는 상품시간
시장 사회민주주의가 처한 궁지
새로운 유토피아로 인도하는 인간적인 길
유토피아의 실현성에 관하여
새로운 사회민주주의
<새로운 사회민주주의의 핵심개념>
제5장‘핵심 개념’으로 인간관계들, 언어들, 네트워크 먼저 설명
: 현재 인간관계, 언어, 네트워크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기업들의 사례를 함께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
관계, 언어, 네트워크
핵심 재화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
개인적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인간관계성 자산
공동체의 사회자본으로서의 인간관계성 환경
인간관계성 경제
<새로운 사회민주주의를 위한 열 가지 개혁 과제>
제6장새로운 사회민주주의 달성 위한 10대 과제 제기, 해법 제시
: 과제 제시에 비해 해법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해법과 그에 대한 사례들을 추가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듯 하다.
첫째, 국가 공동체에 대해 재고한다
둘째, 시장의 효율성을 강화한다
셋째, 노동을 재구성한다
넷째, 개개인의 사회자본의 질을 향상시킨다.
다섯째, ‘사회유용성소득’의 도입을 통해 고용불안 및 생계취약으로부터 보호한다
여섯째, 무상제공을 확대한다.
일곱째, 국가의 역할을 재고한다.
여덟째, 형식적 민주주의에서 책임성의 차원으로 옮겨간다
아홉째, 유럽의 시대
è이 부분은 한국 또는 아시아의 시대로 명명해서, 내가 살고 있는 사회를 조금 더 깊이 있게 분석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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