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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책 이야기

32.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 신영복

by 신치 2012. 3. 13.

 

1.     저자에 대하여

저자 신영복은 1941 8 23일 경상남도 밀양에서 태어났다. 1959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해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1965 9월 숙명여자대학교 정갱대학에서 경제학과 강사를 하다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김종태가 월북해 북조선의 지령 및 자금을 받아 결성된 공산혁명 조직으로 당시 통일혁명당의 주도 세력을 검거한 사건이다. 당시 신영복은 서울대 내 서클인 경제복지회를 지도했는데 통일혁명당의 김질락의 지도를 받았다-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20년간 수감생활을 하다가 88년 저자는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하였다. 출소 이후에 그는 수감생활중에 지인들에게 보냈던 서신을 엮어 첫 책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탄생하게 되었다. 89년부터 성공회신학대학에서 경제학과 강사를 시작해 현재는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신영복 함께 읽기라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나눔과 소통을 하고 있다.

 

| 감옥 생활 |

판사의 입에서 무기징역이란 단어가 나오려면 입이 앞으로 삐죽 나와야 하고, 사형이라 말하려면 입이 옆으로 찢어져야 하는데, 그 짧은 결정의 순간에 입이 앞으로 삐죽 나오길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사형이 근거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권은 충분히 사형을 집행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심각하게 죽음의 문제를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1년 반동안 함께 했던 6명이 차례로 상관 살인이란 죄목으로 사형을 당하는 60년대의 억압적 병영문화가 낳은 가슴 아픈 비극을 지켜봐야만 했다. 한편 혁명적 의식에 투철했던 청년들이 군사정권에 항거하다 형장의 이슬로 하라지는 것이 삶의 완성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접견을 마치고 돌아가는 노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죽음이란 결코 개인만의 죽음일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죽음을 앞두고 사람마다 드는 생각은 다르겠지만, 저자는 돈 빌리고 안 갚은 것이 없는지, 약속해놓고 지키지 못한 것이 없었는지를 생각했다고 한다. 1970년 대법원에서 상고 포기로 형이 확정된 후 교도소 당국은 김종태, 이문규, 김질락 등 통일혁명당 관련자들이 모두 전향을 했다며 그에게도 전향을 간력하게 권하였다. 그래서 인적사항을 적고, 북한 공산주의에 반대하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살아가겠다는 간단한 내용으로 전향서를 작성하고 안양교도소로 이감되었다.

신영복이 전향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20년 중 15년의 감옥생활을 보낸 후, 대전교도소로 이감된 뒤였다. 한 사람이 자기의 사상을 끝까지 견지하는 일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으면서, 반성도 하고, 고민도 하고, 자기 합리화도 했다. 세상을 바꾸려던 사람이 자신의 사상을 끝까지 견지한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쉽고 편의적으로 생각했으나, 일찍 깨달았다고 한들 자신은 결국 전향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감옥이란 새로운 생활은 교장의 아들로 성장하여 민중의 삶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남다른 애착이 없던 삶을 살았던 20대 청년인 신영복에게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러한 경험들을 어딘가에 기록해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그에게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은 한 달에 한번 보내는 엽서뿐이었다. 한번의 기록을 위해 그는 한달 내내 하나의 주제를 잡으면 벽을 보고 명상을 했다. 그리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머릿속에서 정리를 다 하고 완성된 문장을 엽서에 토해냈다고 한다.

 

사상범이 신영복 뿐이었던 안양교도소와 달리 대전에는 꽤 많은 사상범들이 있었고, 그들은 징역살이가 인생에서 마이너스가 되지 않도록 밤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공부를 했다. 감방에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공장에 출역하는 것보다 오로지 독서에 열중하려는 태도가 많았다. 이는 교도소 재소자가 사회의 하층민이지만, 룸펜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기에 이들과의 접촉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하지만 신영복은 이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들 역시 민중이었고,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억압구조를 충분히 읽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그들과 집적 맨살을 부딪히면서 자신의 관념성에 대한 처절한 반성을 하게 된다.

 

온몸을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징역 생활에서는 도덕적 가식을 부리거나 숨기고 감추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정직한 알몸 그대로가 노출될 수 밖에 없다. 한 방에서 몇 년을 같이 보내며 서로의 삶을 공유하면서 개인에 대한 이해를 넘어 우리 사회의 가장 밑바닥을 사는 사람들을 통해 인식하게 되는 또 다른 사회가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는 교과서에서 보던 것이 아닌 살아있는 날 것 그대로의 세상이었다. 또한 해방 전후의 분단 현실을 온몸으로 담아내고 있는 분들과 일상을 함께 하면서 책에서 막연하게 대했던 근현대사를 직접 겪은 이들로부터 생생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화석에 피가 들고 숨결이 이는 듯한 느낌의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

 

| 동양고전과의 깊이 있는 만남 |

신영복은 서구적 문화와 가치 등을 무분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쫓으려고 하던 그 때 우리 것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반성 속에서 동양 고전을 깊이 읽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당시 한학 대가이고 명문 집안 종손으로 조선 봉건사회에 태어나 일제 식민지 사회와 전쟁을 겪으며 월북해, 사회주의를 몸소 겪고 분단의 현실 속에서 다시 남파되었던 일제 당시 다시 체포되어 20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80년대의 자본주의 사회로 나가게 된 노촌 이구영 선생과 4년간 한방에서 지낼 행운을 얻게 된다. 선생은 고르게 더불어 잘 사는 대동의 꿈을 간직하고 계셨고, 고전에 대한 진보적 해석을 하셨다. 이런 이구영 선생에게 동양 고전의 해석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 감옥이 그에게 남긴 것 |

신영복은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을 새롭게 키워주고, 생생한 역사의식을 기를 수 있었고, 양화공, 봉제공, 목공 등 여러가지 기술까지 익히고 나올 수 있었던 감옥에서의 20년을 대학시절이라고 종종 표현한다. 그가 지위를 넘어 자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나온 것, 즉 개조를 이루어내었음에 성취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그에게 하나의 나무가 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무들어 더불어 숲을 이뤄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저자와의 인터뷰>

-       <감옥으로부터이 사색>을 보며 20 20일의 시간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억울하고 분하지 않았는지?

저자 : 20년을 견디는 힘은 하루하루 찾아오는 깨달음이었다. 무언가를 깨닫는 삶은 견디기 쉽다. 무기수는 시간이 지난다 한들 빨리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오히려 하루하루가 의미 있었죠. 우리 삶도 그래야 한다. 성과, 속도, 효율..등 무언가에 계속 도달하려 하면 잔혹하고 비인간적이 되는 것 같아요.

 

-       지금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세상이잖아요?

저자 : 현재 모든 질서가 그렇죠. 신자유주의 질서 중간에 우리나라는 매달려 있고, 여기서 떨어지면 삶이 정지되는 구조 속에 살고 있어요. 구제역걸린 가축들이 산채로 매몰될때마다 인간적인 가치와 가능성이 점점 사라지는 듯한 안타까움이 들죠.

 

-       이런 시대에서 우리가 빨리 깨뜨려야 하는 것이 뭘까요?

저자 : 이 시대가 원하는 물직적 성과를 획득하는 그런 경쟁력, 배타적인 자기를 경쟁력 있게 만들려는 노력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진짜 소중한 것이 그게 아님을 알고 있어요. 단지 바꾸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       이런 세상에서 용감하게 바꾸고 싶지만, 두렵기도 하고 방법도 모르겠어요.

저자 : 개인이 할수 있다기보다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중장기적인 정책대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죠. 여럿이 함께 가면 뒤에 길은 생겨나요. 우리 자신의 주체적 결정권 없이 뭔가 밖에서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 역사의 아픈 잔재에요. 함께 고민하고 함께 결정하면 가능하지요.

 

-       예전에 선생님께서 자유의 의미를 자기의 이유로 사는 것이라고 하셨죠??

저자 : 아버지와 아들이 길섶에 있는 버섯을 가리키며 이게 독버섯이다라고 말하자, 이 말을 들은 독버섯이 충격을 받아 쓰러지죠. 옆에 있던 친구 독버섯이 그건 사람들의 말일 뿐이야. 식탁에 오를 수 없다, 먹을 수 없다는 자기들의 논리일 뿐인데 왜 우리가 그 논리를 받아들여야 하는거지?”

우리 자신이 갖는 인간적 이유, 존재의 의미를 가져야해요. 신자유주의적 가치와 질서에 포획당한 환경에서 투철한 자기 이유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       자기 이유를 가지면 개인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저자 : 견딜 수 있는 힘, 자기 삶을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는 힘이 생겨요. 주체적으로 살 수 있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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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통해 저자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동양 고전이라는 것에서부터 왠지 거부감이 느겨졌다. 그런데 서문을 읽으면서 저자의 세상에 대한 고민이 동양고전과 어떻게 관계지어 강의를 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마치 강의실에서 직접 저자의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의 전개는 책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동양 고전을 해석해 내는 저자의 능력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의 사고의 깊이는 도대체 얼마나 깊은 것일까? 감옥에서 보낸 20년이란 시간이 이 사람을 이렇게 깊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셉캠벨의 우드스탁에서의 5년과 같은 시간이 아마 저자에게 감옥에서의 20년이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동양고전을 소개하면서도 중간중간 느껴지는 저자의 주관적인 메시지는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다. 굉장히 부드러운 표현이지만, 그 짧은 문장들에 힘이 들어가 있다. 아마 이것이 저자가 가진 힘이 아닐까? 감옥에서의 20년이란 시간을 하루하루 깨달음으로 견디었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그리고 내 책을 제목을 <청춘으로부터의 사색>으로 해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잠깐 해 본다. 저자가 머물고 있는 성공회대와 그의 제자들은 정말 복 받았다.

 

<참고자료>

1)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C%8B%A0%EC%98%81%EB%B3%B5

2)     위키백과 통일 혁명당 사건 http://ko.wikipedia.org/wiki/%ED%86%B5%EC%9D%BC%ED%98%81%EB%AA%85%EB%8B%B9_%EC%82%AC%EA%B1%B4

3)     [경향신문] 김제동의 똑똑똑(25)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072127425&code=210000&s_code=af090

4)     [한겨레] 감옥으로부터의 인간개조 http://www.shinyoungbok.pe.kr/

5)     그림 출처 http://cafe.naver.com/basic2006.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1605&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3.
    
내가 저자라면

1)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

-       저자와 같은 공간에 앉아서 강의를 듣고 있는 듯한 문체는 왠지 어렵기만 할 것 같은 동양고전에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       각 장의 첫 시작 페이지에 간단히 고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핵심적인 그 사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런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생각보다 한자가 많지 않아서 좋았다. 동양고전의 특성상 한자가 많이 있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는데, 역시 강의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 것이라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       고전의 내용들을 현재 상황과 연결하고, 짧은 이야기들로 풀어줘서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       각 장을 그 고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은 아니지만-다른 고전들과의 연결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줘서 좋았다.

-       각 고전 안에서도 작은 여러 개의 주제들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어서 고전의 특징들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2)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부분

-       고전에서만 주로 쓰이는 단어들은 풀어서 설명해 두긴 했지만 이해하기가 좀 힘들었다.

-       한자를 잘 몰라서 고전의 원문도 읽어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한자로만 된 원문들은 거의 다 건너뛰고 읽었다.

-       각 사상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나와 있었더라면 이해하기가 더 쉽지 않았을까?

 

3)     내가 저자라면

2장에서는 <강의>에서 나오는 사상들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되는 춘추전국시대에 대한 사회적,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전반적인 상황을 이야기하고, 각 사상에서 첫 부분에는 2장에서 이야기한 전반적인 상황에서 특히 이 사상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조금 더 디테일하게 설명해 줄 것이다.

 

또한 각 사상이 그 당시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세부주제를 모든 장에 공통적으로 넣을 것이다.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 주제에는 이 사상이 현재의 우리나라에 대입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어떻게 비판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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