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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책 이야기

33. 장자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 – 윤재근

by 신치 2012. 3. 14.

 

1.     저자에 대하여 장자

1)    장자

본명이 장주인 장자가 살았던 연대는 미상이나 맹자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중국 전국 시대 송나라 출신

의 중국 철학자이다. 제자백가 중에 도가의 대표적인 인물이며 노자 사상을 계승 및 발전 시켰다. 후세에는 노자와 함께 노장이라 불리고 있다. 도교에서 남화진인 또는 남화노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철학과 사상이 담긴 책인 <장자> <남하진경>이라고도 불린다. 장자는 몽 칠원의 관리가 되었으나 이후에는 평생 벼슬길에 들지 않으며 10여만 자에 이르는 저술을 하며 생활은 매우 가난했다고 한다. <장자> 외편에 따르면 초나라 위왕이 사람을 보내 정치를 보좌해 주길 청했으나 거절하였다. 그의 저서인 <장자> 33(내편 7, 외편 15, 잡편 11)은 장주학파의 논설집으로, 기발한 우언과 비유로 문명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자는 인위를 버리고 무위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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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사상>

인간의 마음은 일정한 시대, 지역, 교육에 의하여 형성되고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 이 마음이 외부 사물들과 접촉하여 지식이 생긴다. 이러한 지식은 시대, 지역과 사람들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보편타당한 객관성이란 항상 변화할 수 밖에 없다. 장자는 이러한 지식에 입각한 행위를 인위라고 한다. 물오리의 다리가 짧다고 길게 이어주거나 학의 다리가 길다고 하여 그것을 자르면 그들을 해치게 되듯이 인위는 자연을 훼손할 수 있다고 한다.

장자는 만물을 끊임없이 유동변화하는 것으로 보고, 그 유동변화를 도라고 하는 만물 일원론을 주창하였다. 그의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한 장자가 나비가 되어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꿈은 만물 일원론의 대표적인 사상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꿈을 꾸고 잠을 깨니 장자 자신이 꿈을 꾸고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을 꾸고 지금의 본인이 된 것인지 모를 일이었다. 이는 또한 자연과 나는 하나라는 장자의 물아일체 사상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장자는 항상 상식적인 사고에 의문을 품고 유학자들이 말하는 도덕적 가르침 따위는 하잘 것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장자>에는 당시 유학자의 대표격인 공자를 비판하는 내용이 나온다.  장자는 노자의 생각을 이어받아 자연으로 돌아갈 것과 무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였다. 장자는 노자에 비해 정신적 절대 자유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장자가 이야기하는 도 사상이란 이것과 저것의 대립이 사라져 버린 것을 의미한다. 이는 천지 생성의 원인이며 이끌어가는 원리이다. 현상 세계의 유한성과 모순 대립을 초월한 절대적 진리이다. 도는 일이며 대전이므로 대상이 없다. 도는 어떤 대상을 욕구하거나 사유하지 않으므로 무위하다. 도는 스스로 자기존재를 성립시키며 절로 움직인다. 그러므로 자연하다. 도는 어디에나 있다. 도가 개별적 사물들에 전개된 것을 덕이라고 한다. 도가 천지만물의 공통된 본성이라면 덕은 개별적인 사물들의 본성이다. 인간의 본성도 덕이다. 이 덕을 회복하려면 습성에 의해 물들은 심성을 닦아야 한다. 도와 일체가 되면 도의 관점에서 사물들을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사물들을 보면 만물을 평등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장자의 내편 중 하나인 <제물론>에서는 만물제동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만물을 하나로 보는 이론이다. 도의 관점에서 선과 악, 미와 추, 나와 너 등의 차별은 무의미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므로 모든 사물을 차별하지 않는 정신적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지인또는 진인이라고 얘기한다. 이러한 정신적 자유를 추구하는 방법으로 장자는 두 가지를 제시한다. 조용히 앉아서 우리를 구속하는 일체를 잊어버리는 것인 좌망 즉 좌선이 있다. 그리고 마음을 비워서 깨끗이 하는 것인 심재가 있다.

 

장자는 살육의 피비린내가 진동하던 춘추전국 시대를 관통하여 치열하게 사유한 사상가이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이란 책에 따르면 장자는 개인의 탈속적인 초월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누구보다 철저히 타자에 대해 사유했고, 타자와 소통하고 연대할 가능성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그 결과 장자는 나와 타자를 구분하고 통제하는 국가 권력에 철저한 반대파가 되었다. 이런 면에서 장자의 사상은 무척 정치적이고 급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장자가 사상의 영향을 받은 노자 그리고 유가와 묵가를 비판한 것은 이든 겸애든 초월적인 이념이 강조되는 순간 개인은 그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가 된다는 점이다. 장자의 사상은 결국 초월적인 도구화된 이념에 눈멀었던 사람들이 타자를 직시하면, 그들은 더 이상 국가 권력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나 권력은 이에 기대지 않고 자립적이 되는 개인을 원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국가나 권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개인들은 자발적인 연대가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장자는 타자에게 자신을 열고, 소통하라고 한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집단 속에서 도구로써의 삶이 아닌 자기 스스로가 삶의 목적이 되는 자유로운 인간들의 연합체를 타자와 함께 만들어 가라고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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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의 저자 윤재근

윤재근 교수는 1936년에 경상남도 함양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영문과 및 동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하였고, 경희대학교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문리대 국문과 명예교수이다. 1968문학비평에 평론 시정 변용과 표현의 배경을 발표하면서 문학평론가로 등단하였다. 이외에도 만해시의 미적 양식(1983)’만해시의 미적대상(1983)’ 등 만해시 연구는 그의 중요한 업적이다. 또한 한국근대문학 연구에 있어서 미학적 관점을 도입함으로써 근대문학의 연구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논어>, <장자>, <맹자>, <만해시 님의 침묵 연구’>, <문화전쟁> 100여편의 저작이 있으며, 현재도 활발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장자, 공자, 노자, 맹자 시리즈들을 각 3권씩 건결하고 재미있게 역어 이솝우화처럼 편안하게 동양고전을 읽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강의>라는 책을 읽으면서 먼저 노자의 사상에 끌렸고, 그 다음에 장자를 읽자 장자의 사상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그의 사상에서 가장 이끌렸던 부분은 바로 장자가 주창하는 자유의 의미였다. 자유란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노니는 것이라는 것, 상식을 벗어나야 장자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 내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나는 너무나 많은 것들에 얽매여 있다. 그리고 그것들이 충족되지 않아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것들로 완전히 벗어난다는 것이 과연 죽기 전에 가능할까? 장자의 말처럼 덕을 갖춘 지인혹은 진인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 아마 살아 생전에는 힘들 것 같다. 내 목숨이 끝나는 날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것들, 장자가 이야기한 문화에서 완전하게 벗어날 수 있는 그 순간에 말이다. 사람의 자리가 아닌 마음이 그 사람의 됨됨이를 결정한다는 말도 무척 와 닿는다. 살면서 끊임없이 마음을 갈고 닦아야겠다.

 

 

<참고자료>

1)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C%9E%A5%EC%9E%90

2)     장자 윤리사상 http://www.poori.net/ethics/425.htm

3)     http://mtcha.com.ne.kr/world-man/china/man132-1-jangja.htm

4)     장자가 신선 타령했다? 그건 지독한 오해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12624

5)     네이버 지식사전, 윤재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3694

6)     햇살 담은 길목에서윤재근 교수의 장자 시리즈 http://simpleway.tistory.com/70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3.
    
내가 저자라면

(1)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

-       <장자> 내편의 어록들을 본격적으로 보기 전에 많은 설명을 하고 있다. 특히 <장자>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설명하는 부분은 장자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어떤 부분들에 주목해야 할지를 알게 되어 뒤에 이해하기가 쉬웠던 것 같다.

-       <장자>를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저자는 바람에 비유해서 장자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비유는 우리가 <장자>를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장자>는 사람을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 영향을 저자도 받아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장자>를 해석한 저자의 이야기도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한다는 느낌보다는 <장자>의 이야기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       이 책을 읽고 나니 장자의 다른 이야기들, 외편과 잡편이 궁금해 진다. 그리고 나머지 책들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부분

-       장자와 관련된 다른 책들과 달리 <장자>에 대한 해석을 먼저 하고 이 후에 2부에서 장자의 어록이 담겨져 있다. 이렇게 쓴 저자의 의도가 무엇이었을까? 장자를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겠지? 이런 방식은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 장점이라고 하면 독자가 놓칠 수 있는 장자의 메시지들을 잘 챙길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이라고 하면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인 것 같다.

-       1부의 <장자> 각 편의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부분과 어록이 담긴 2부에서의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많다. 앞에서 이해 하지 못했던 부분, 혹은 이해를 했지만, 다시 한번 장자의 메시지를 새길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다양한 어떤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       장자가 영향을 받은 노자사상, 그리고 당시에 장자가 비판했던 묵자나 유가에 대한 비판의 의미 등도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3)  내가 저자라면

장자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인물들을 대비해서 보여주고 싶다. 사람들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람들로. 그리고 내 삶과 장자의 사상들도 연결해 보고 싶다. 내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들 중에 장자의 사상과 맞닿아 있는 부분들도 있다. 이런 것들을 정리해 보고 싶다. 더불어 장자의 사상에 빗대어 나의 모습을 반성할 것들도 많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느새 계산하고 있는 나, 문화에 얽매여 가고 있는 나, 등 다양한 모습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개인을 포함하고 있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 대한민국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회적 현상들과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보여주고 장자의 사상들로 이런 문제들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부에서는 <장자의 인물들>로 현재의 책과 같은 목차이지만, 각각의 등장인물들에 현실의 인물들을 찾아서 대입해 보는 부분들을 추가할 것이다. 2부에서는 <장자의 사상에서 찾는 나 >를 제목으로 하여 장자의 사상에 나를 대입해 본다. 3부에서는 <장자의 사상에서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회문제들에 장자의 사상으로 접근해 보고, 해결 방안들을 모색해 본다. 그리고 4부에서는 <장자의 어록, 내편>으로 지금의 책과 같은 방식으로 각각의 이야기들을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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