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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책 이야기

34. 구본형의 글로벌 경영 전략 <코리아니티>

by 신치 2012. 3. 14.

 

1. 저자에 대하여

저자의 삶이 곧 글이다. 그리고 글이 곧 그의 삶이다.

이번 <코리아니티>라는 책을 보며, 다시 한번 저자를 생각 해 본다.

 

결국 경사를 배우고 익혀 진정한 삶에 이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여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였으며, 앎을 삶과 일치시키는 지행일치가 선비들의 가치관이었다. p129

저자는 현대판 선비라는 느낌이 들었다. 앎과 삶을 일치시키려고 예전에 노력했을 것 같다. 나는 이미 저자가 앎과 삶을 일치시키고 있는 시점에 만났기에, 그간에 어떤 노력을 했을지, 노력하는 동안 모습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타고 나기를 선비 기질을 타고났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매일 아침 두 시간씩 글을 쓴다. 그가 아는 것들을 글에다 모두 쏟아 붓는다. 그리고 자신의 지식과 깨달음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1년에 한 권씩 책을 내고 있다.

 

선비정신은 곧 평생학습의 정신이다. p135

또한 저자는 매일 읽는다. 내게 늘 몸소 가르침을 보여주시는 사부인 저자는 ‘더 알아야 할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책을 읽는다. 그리고 매일 새로운 배움을 얻는다. 그리고 매일의 깨달음을 체득하고, 그것을 다시 글로 쓴다.

 

맹모처럼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몸소 모범을 보여줌으로써 자식이 그것을 본받게 했던 것이지요.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 중>

저자를 많이 따르는 그의 제자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자신이 몸소 모범을 보인다. 그리고 제자들이 저자처럼 매일 쓰고 매일 읽기가 체득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레 따르게 만든다.

 

하지만, 저자가 옛날 선비와 같지만은 않다.

누가 더 삶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인가. 나무 밑에서 양반 체면을 지키고 있는 양반인가. 아니면 홀랑 벗고 냉수욕을 하고 있는 상놈인가. 넓은 들판에 사는 사람은 냉수욕을 하는 상놈이고 갇혀서 사는 사람은 바로 양반이란 위인일 게다. <장자, P296>

저자는 선비이지만, 예전에 말하던 그런 양반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삶은 이 인용된 글에서 표현하지만 상놈에 가깝다. 뜨거운 태양 아래 바다가 보이면, 웃통을 벗고 당장 달려갈 것이고, 도시를 떠나 자연을 만나면, 언제든 자연과 한 몸이 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언제든 흥겨운 음악에 몸을 내던질 사림이다. 한 마디로, 저자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3. 내가 저자라면

1)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

- 일본, 한국, 프랑스, 미국 이 네 개의 나라를 대조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코리아니티를 이해하기가 훨씬 쉬운 것 같다.

- 현재의 현상들 뿐 아니라, 현재가 있게 된 과거의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현재가 있게 된 근원을 보여주는 것 역시 현재를 이해하기 훨씬 쉽게 해 주고 있다.

- 각 장의 시작에 그 장 전체를 아우르는 문단이 나온다. 이는 제목과 어우러져 그 내용을 짐작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 중간에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 전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다음의 내용에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예상할 수 있게 된다.

- 생김새를 가장 잘 못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나 자신이다. 어쩌다 보게 되는 외국인들을 보면, ‘, 저 사람들은 우리랑 다르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코리안으로써 내 자신을 한 발 떨어져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곳에 속해 있는 내 모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 개인이 강점을 활용하는 것, 그리고 나라가 문화를 활용하는 것. 이렇게 대입해서 설명하니 이해가 아주 잘 된다.

 

2)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

- 2005년에 나온 책이라, 사례들에 있어서는 현재의 상황과 맞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노키아는 이미 애플에 밀리고, 스스로 변화하지 못해 헤매고 있고, 그라민 은행은 취지와 과정이 좋았다. 하지만 고객들이 자립하는 과정에서 유사업종에 너무 사람들을 종사하게 도와줌으로써 과잉이 되었고, 결국 고객들끼리 경쟁하게 되면서 점차 생업이 힘들어 지게 되었다. 그리고 너무 높은 이자율도 부작용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3) 내가 저자라면

지금의 시점에 이 책을 쓰게 된다면, 일단 노키아 대신 애플의 사례를 활용할 것 같다. 그리고 그라민은행의 사례보다는 탐스슈즈의 사례를 활용할 것 같다. 물론 애플이나 탐스슈즈를 만든 회사가 얼마만큼 그 나라의 문화적인 강점을 잘 활용했는지는 더 많은 사례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내가 찾은 코리아니티의 특성은 새로운 것들을 참 잘 받아들이고, 우리의 것에 맞게끔 변형하고 활용한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의 상황에서는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자라오면서 크게 변화하게 된 것들을 살펴보자면, 90년대에 들어와서 휴대전화가 보급되고, 인터넷이 발달하게 된다. 천리안, 나우누리 등의 피씨통신을 할 때부터 모든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것들을 잘 찾아서 활용하던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인터넷의 보편화에도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저자가 이야기한 우리속의 를 찾는 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의 영역이 무척 넓어지게 된 것 같다. ‘구본형 변화 경영 연구소라는 공간도 이런 흐름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사람들은 본격적으로 를 잘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또 다른 우리를 형성 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싸이월드, 블로그 등을 통해 를 점점 더 개성있게 표현하고 있다. 지금의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역시 이런 흐름 중이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의사소통 도구들은 코리아니티의 특성에 매우 잘 맞아 떨어졌다. 그리고 아주 쉽게 잘 받아들이고, 새로운 도구들을 통해 평소에 답답함들-예를 들면, 너무나 통제되고 있는 언론의 대체제로 활용한다던가-을 해소하고 있다. 그리고 거대 기업 삼성의 방해 덕분에 타국가들보다는 훨씬 늦게 들어오긴 했으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등장은 나는 꼼수다라는 새로운 언론을 만들어 냈다. 그들은 철저히 통제된 언론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꼼수들을 찾아내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의 의견에 한 가지 변화를 보태고 싶다. 지금까지 코리아니티의 특성이 보다 우리가 우선이었다면, 시대가 변화하고, 사람들이 변하면서 점점 우리보다는 가 조금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은 내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많아서 이렇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더불어 관계 안에서의 책임에 대한 무게가 조금씩 줄어들고, ‘개인의 자유가 책임을 자리를 조금씩 차지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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