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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책 이야기

44. 파우스트 – 괴테

by 신치 2012. 3. 21.


1. 저자에 대하여

<파우스트와 괴테>

마법사 파우스트는 16세기 독일 전역에 유행한 전설의 주인공이다. 그는 악마와 계약한 대가로 평생 갖가

지 향락을 즐겼지만 결국 천벌을 받아 지옥에 떨어진다. 이 교훈담을 보다 의미심장한 이야기로 바꿔놓은 사람은 엘리자베스 시대 영국 최고의 극작가 중 한명인 크리스토퍼 말로(파우스트 박사의 비극_1592)이다. 말로는 주인공을 마법사가 아닌 학자로 설정하고, 일신의 쾌락이 아닌 인간으로 차마 도달할 수 없는 갖가지 지식을 손에 넣기 위해 악마와 계약을 한다. 소년시절부터 파우스트 이야기에 친숙했던 괴테는 이런 말로의 해석의 영향을 받아 만일 인간이 외적인 속박을 받지 않고 마음껏 자기 의욕을 실현할 수 있다면 결국 어떠한 결과에 도달하는가를 묘사하고, 비록 세상의 죄를 짓는다 할지라도 내연적 자기 확충의 충동에 따라 행동하는 자는 그의 심정과 행동의 순수성으로 해서 신에게 용납된다는 확신을 녹여내고 있다.

괴테는 <파우스트>의 구상에서 완성에 이르기까지 60년의 시간을 보냈다. 대학 졸업 직후에 쓰기 시작했으나 미완성 상태에서 간행되었던 <파우스트 단편>을 읽은 실러가 감탄하며 완성을 독려한 덕분에 1797년에 다시 집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로부터 11년 뒤인 1808년에 <파우스트>1-게르만적 요소를 바탕으로 하여 파우스트 박사가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아 여러 가지 일들을 겪는 과정을 그림-가 간행되었고, 2-서구 문명 전통의 그리스적 요소들을 이용하여 인간의 구원의 문제를 폭넓게 탐구-의 집필은 또 많은 시간이 지난 1825년에 시작되었다. 결국 1831년인 괴테 사망 1년 전에 비로소 완성되었다.

60년이란 시간으로 완성된 <파우스트>는 시대와 함께 변화한 저자의 생각이 반영된 덕분에 문학사적으로 질풍노도와 고전주의, 낭만주의 시대를 관통한다. 흔히<파우스트>를 떠올리면 중세적인 분위기의 제1부를 더올리게 마련이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제2부에서 만년의 괴테가 근대 사회의 도래를 목도하여 내놓은 통찰 중에 주목할 만한 것이 많다.

<괴테의 문학과 사회적 영향>

괴테는 80년 넘는 생애동안 시와 소설, 희곡과 산문, 그리고 방대한 양의 서한을 남겼다. 문학뿐 아니라 신학과 철학, 과학 등 여러 분야의 공부를 했고, 유능한 관료이자 탁월한 인격의 소유자로 존경을 받았다. 괴테가 세계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인물인 까닭은 오랜 활동기간과 그의 다재다능함 때문이다.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에 이르는 그의 생애 동안 산업혁명과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의 대두 등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이런 역사적 격동기 속에서 괴테의 문학은 다른 여느 작가와 다른 깊이와 넓이 모두를 성취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괴테의 생애는 수많은 공국과 도시로 분열되었던 오늘날의 독일이 처음으로 민족적이고 문화적인 정체성에 눈뜨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파우스트>를 비롯한 괴테의 작품들은 다른 유럽 문화에 비해 낙후되었다고 평가되었던 독일 문학의 수준을 드높일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가 영국 문화와 영어에 끼친 영향 못지않게 괴테는 독일 문화와 독일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괴테의 작품들은 괴테 이후의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괴테의 명시는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물레질하는 그레첸’, ‘마왕’, ‘들장미같은 독일 가곡의 대표작으로 거듭났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였던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파우스트>를 오페라로 작곡해 주기를 바랐던 괴테의 희망은 실현되지 못했으나, 이후에 베를리오즈와 구노가<파우스트의 저주> <파우스트>의 작품으로 승화시켜 좋은 평판을 얻었다. 앙브루아즈 토마의 오페라 <미뇽> 역시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각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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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줄거리>

노력하는 사람을 구제하는 신이 못마땅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지식인인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다는 내기를 걸면서 희곡이 시작된다.

온갖 지식에 절망하고 있던 파우스트가 자살하기 직전에 이 악마가 유혹을 한다.파우스트에게 이 세상의 모든 쾌락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는 대신 파우스트의 입에서 멈춰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는 말을 내뱉는 순간 파우스트의 영혼은 영원히 악마의 것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20대의 청년으로 젊어진 파우스트는 소녀 그레첸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전설 속의 미녀 헬레나와 결혼도 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하사받은 불모지를 지상낙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가 100살이 되어 맹인이 되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이 때부터 그의 심안은 더욱 밝아진다. 그리고 결국 멈춰서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외침과 동시에 숨을 거두게 된다. 드디어 이 말을 들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자신의 승리에 도취된다. 하지만 천사들이 파우스트의 영혼을 빼돌려 천상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신은 왜 파우스트를 마지막 순간에 구원하였을까? 이는 신이 메피스토펠레스에게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라는 말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파우스트는 중세 종교적 후원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회의하고 비판적인 근대적 인간의 전형이었다. 그는 학자로서 온갖 지식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그저 세상을 관통하는 본질적인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행동했던 것이다. 하지만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그의 행동은 죄를 짓는 것으로 이어지곤 했다. 신은 순수하게 노력했음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준 것 같다. 괴테는 에커만에게 이것이 바로 파우스트 구원을 이해하는 열쇠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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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한번은 꼭 읽어 보고 싶은 책이었다. ‘걸작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왜 그런 평가를 받는지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확 와닿지는 않는다. 아직 작품을 보는 안목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렴풋이 괴테가 자신의 생에서, 집필하는 60년간의 시간에서 깨닫고, 경험한 것들, 사회적인 현상 등 많은 것을 쏟아 부으려고 했던 것만은 확실히 알 것 같다.또한 그의 욕심, 경험, 통찰 등이 각각의 캐릭터, 그들의 대화 등으로 굉장히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 나서 한번에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관련 자료들을 찾아 읽으면서 괴테가 주로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이는 마지막에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의 영혼을 놓치고 넋 놓고 스스로를 한탄하는 장면에서도 어느 정도는 이해를 했지만 말이다. 이 글을 통해 괴테가 살았던 당시의 사회적 상황, 사람들의 생각 등을 폭넓게 알 수 있다. 평생을 글을 쓴 작가. 괴테의 생이 참 부럽다.

<참고자료>

1)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2500

2)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D%8C%8C%EC%9A%B0%EC%8A%A4%ED%8A%B8_(%EA%B4%B4%ED%85%8C)

3) 책읽는 엄마의 보물창고 http://jungsu19.egloos.com/590618

4) 베짱이 세실의 도서관 괴테:파우스트 박사는 왜 구원받았을까?

http://bjcecil.tistory.com/169

5) 그림 출처 http://ask.nate.com/qna/view.html?n=8914582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3. 내가 저자라면

- 희곡이라 그런지 각각의 분명한 캐릭터와 그들의 대사. 가히 괴테의 걸작이라 할만하다. 산문체로 쓰여진 <시와 진실>과는 또 다른 느낌. 짧은 글에 이렇게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함축적이다.

- 괴테의 글과 와젠 들라크루아 막스 베크만의 그림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글에 어울릴 법한 그림이 들어가면 책이 한층 더 풍성해 질 것 같다.

- 내 글에도 글 중간에 대화가 들어간다. 대화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일 것 같다.

- 목차가 그냥 1, 2, 3…’이 아니라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을 수 있는 제목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관련 글 보기>

2011/06/21 - [신치.미나의 일상/책 이야기] - 12. 괴테의 시와 진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2012/03/17 - [신치.미나의 일상/책 이야기] - 40. 괴테, <시와 진실(상)-나의 생애에서>(두번 읽기)
2012/03/17 - [신치.미나의 일상/책 이야기] - 41. 괴테의 시와 진실(하) (두번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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